경주 양동마을 한없이 감탄 (양동마을 입장료)

 

우리나라 유네스코문화유산 경주 양동마을 입장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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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는 나는 1년이면 50 ~60군데 정도의 지역을 여행한다. 내가 국내에서 좋아하는 곳은 문경새재와 영주 소수서원, 부석사다. 문경새재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은 꼭 가고 있을 정도니까. 이제 2 달 남은 올해,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홋카이도였지만 국내여행지로는 제주도를 제쳐주고 양동마을을 내 마음에 담았다.  과연 남은 두 달동안 이곳보다 더 인상적인 여행지를 만날 수 있을까?

 

 

세계 문화유산 양동마을 입장료

해마다 경주를 오면서 이곳을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 경주역사유적지구에서 약 25km, 자가용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5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이곳은 2010년 7월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감사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주는 이방인에게... 마을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다. 주차장이 완벽하게 준비된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은 양동마을 문화관. 주차요금은 무료이고 마을로 들어가기 전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마련된 소개 코너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해설사 안내와 양동마을 입장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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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시 해설을 듣기 위해 양동마을 문화관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조선 선비들의 사랑방. 그 물건을 보며 그들은 놀라워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라고는 "wow"밖에 없었지만. 양동마을 입장료 4,000원. 결론은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공감.  여행하기 좋은 계절, 그렇게 나는 경주에게 빠져들었다.

 

마을 안에는 초등학교도 있다. 놀라지 마요, 유네스코 학교랍니다. 학교 지붕이 기와라니!

 

마을의 핫플레이스, 양동점빵

마트 아니고 점빵. 저 작은 집은 동화에서 튀어나온 표정을 하고 있다. 무시하지 마라, 원두커피도 있고, 아이스크림부터 음료, 과자까지 다 있으니까! 마을 특산품으로 유명한 유과와 원두커피를 점빵에서 사 먹었다. 난 유과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유과는 5,000원 원두커피는 2000원. 유과는 시장꺼보다 바삭하고 맛있다.

 

 

눈으로만 즐기는 여행보다 배움이 있는 여행이 더 좋다. 그래서 해설사가 있는 여행지를 가면 놓치지 않고 들으려고 하는 편이고, 기억에 오래 남기려고 애쓴다. 발을 동동 구르며 해설사분을 기다린다. 빨리 저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니까.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가을로 물든 양동마을 속으로

해설사는 마을의 일부분을 돌며 1시간 내외의 시간을 함께 해주신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였고 중간에 빠져나가는 분들도 계셨지만 이곳을 찾는다면 해설만큼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해설 포함 마을을 관람한 시간은 총 4시간이었다.

 

전협 후광 형태인 마을은 앞에서 보면 협소해 보이지만 뒤에는 광활한 대지처럼 초가집과 기와집이 분포되어 있다. 지금 보이는 것은 마을의 2할도 되지 않는다. 언덕 너머로 마을은 살아 숨 쉬고 있다. 이곳과 비슷한 곳을 찾아보자면 가장 비슷한 곳은 안동 하회마을일 것이다. 그곳도 집성촌이니까. 또 이와 비슷한 풍경이 있는 곳은 순천 낙안읍성,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도 있다. 공통점이라면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그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는 것. 그중에서도 여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마을 자체의 분위기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다.

대나무 울타리, 고추밭,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는 초가집

심수정, 음주가무와는 어울리지 않는 오직 선비들의 휴식공간, 배움의 장소

돌담에 촘촘히 박힌 노란 꽃이 어여쁘기도 하여라

심수정

밖으로 보이는 주술적인 의미의 나무 한 그루. 이 마을에 정자는 10개가 있다. 민속 마을 안에 정자가 10개 있는 곳은 드물다. 또 정자를 관리하는 건물과 관리사까지 있었다고 하니 이 마을의 전통이나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10개의 정자 중 가장 아름답다는 심수정 안에는 '선비'를 상징하는 회화나무 세 그루가 심어져 있다. 안에 세 그루를 심은 것은 정일품 라인의 삼정승인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 그리고 밖에도 한 그루를 심었는데 이는 '액땜'의 주술적인 의미였다.

 

아름다운 마을의 풍경은 보고 있어도 그립게 만들었고

가을이 피해 간 듯 아직 푸른 마을 길은 애간장 다 녹이고

곧게 뻗은 기와 담장은 마음까지 올곧게 만든다.

문패가 걸려있는 집은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한다. 마당 구석, 담 아래 수령 600년 향나무가 있는데 우리나라 향나무 중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향나무의 줄기는 세월을 고스란히담고 있었고,  제사 때 향 피우는 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서백당

경주 송 씨의 종가로 1459년 지어진 후 대를 이어 지금은 20대 손이 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마당 한가운데에 나무를 절대 심지 않았는데 마당에 나무를 심으면 집의 형태가 피곤할 곤(困)이 되기 때문이란다. 서백당의 본래 이름은 '서인백당' 중간에 참을 忍이 있었지만 지금은 서백당이라고 부른다. 글공부를 위해서는 하루에 100번 참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마을의 담은 당시 조선 사람들 신장에서 어깨 높이 정도였다. 지나가는 길에 이웃집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삶을 공유하는 '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가집의 담은 잔솔가지로 덮여있다. 초가집 지붕에 쓰고 나면 볏짚이 없었기에...

 

마을의 역사

이곳은 경주 손 씨와 여강 이 씨가 사돈지간이 되면서 두 성씨의 집성촌이 되었다. 두 성씨의 종가는 구릉지대 마을 끝에 각각 위치하여 공존과 경쟁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었으며 서당도 따로따로 세워 각자의 후손 양성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경쟁은 마을을 더욱 성장시켰다. 마을에서는 117명의 과거 급제자가 나왔고 당시 경주 지역의 장원급제자가 59명, 그중 29명이 이 마을 출신일 정도로 문인 학자를 배출하는 최고의 마을이었다.

해설사님은 질문을 좋아하신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정부로부터 얼마나 지원을 받나요?" 명예적인 의미일 뿐 경주 양동마을은 특별한 혜택이 전혀 없다고 한다. 단 초가지붕은 1년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경주시에서 그 부분만 지원해주면 마을의 청년과 할아버지들이 모여 대대적으로 초가지붕 교체 작업을 한다. 집은 개인 소유지만 외관은 절대 교체할 수 없고, 밭을 다른 형태로 개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공을 위해 사를 버리다,

그렇게 지켜지고 있는 양동마을의 전통

 

까치 먹으라고 몇 개 남겨놓은 감. 전통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 아, 저녁 무렵에는 초가집 굴뚝에서 연기도 나온다. 골목길이 연기로 가득 찼는데 그 냄새가 너무 좋았다. 지금도 이 마을은 손 씨와 이 씨가 모여 산다. 그러니 다른 마을에 비해 응집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마을의 해설을 담당하시는 분들도 양동마을의 후손이라고 하신다. 마을의 주요 건축물을 둘러보고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이곳은 기와집보다 초가집이 많이 모여있어 위쪽과 상반된 느낌도 있다.

 

기와집보다 초가집

마을의 입구 쪽은 초가집이 많다. 기와집이 모여있는 곳보다 이곳이 더 예뻐 보였던 이유는 마당을 비롯하여 골목까지 향촌의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천천히 오르고 싶었던 고운 돌계단. 대문에 가득 차게 보이는 초가집과 감나무가 좋았고 아슬아슬하게 초가지붕만 보이는 이 풍경도 좋아라. 마을에서 제법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들판도 있다. 풍경이 좋아서 우리는 여기가 영화 촬영 장소로도 괜찮겠다는 말을 했다.

 

마을 입구의 초가집 옹기종기

경주 양동마을은 민속촌도 아니고 관광지도 아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 알아주기를 원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정주형 유산의 가치로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변하지 않고 꾸준히 학문을 닦았던 우리의 역사, 그리고 세계의 문화유산.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내년 봄에 이곳을 다시 와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