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동정호 평사리 들판 : 경남 하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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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섬진강 벚꽃을 구경하러 가고, 화개장터에서 강된장에 보리밥과 해물파전을 먹고 오는 것은 해마다 4월 초 하동여행을 가면 하는 일과 먹거리였다. 참, 지난 봄에는 섬진강 물이 눈이 부시게 반짝거려서 내려가 보았더니 황어떼였다. 해마다 그맘때쯤이면 황어는 산란을 위해 섬진강으로 돌아온다. 3월 ~ 4월 사이에 잠깐 잡히는 이 귀한 물고기들을 지역 주민들이 잡고 있었고, 아버지 가져다 드리면 참 좋아하시겠노라 하였더니 그 분들이 다섯 마리나 담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가을여행을 하동으로 온 것은 처음이었다. 가을이면 어느 곳이나 풍경이 좋지만 경남 하동은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하동 평사리 들판

가을 색이 진하게 묻어하는 평사리 들판의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섬진강의 물길이 마르지 않는한 들판의 풍요로움도 결코 시들지 않을 것 같다. 충청도나 경상북도의 논과 다르게 황금빛은 진하게 내려 앉았다. 수확이 머지 않아보이는 들판에서 농부들은 초가을의 더위를 이겨가며 마지막 잡초 제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동 여행을 시작하는 곳은 들이었고, 또 끝도 이곳이었다. 최참판댁을 가도, 또 다른 곳을 가는 길에도 아직 진하지 않은 황금빛은 우리를 그렇게 따라다녔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무대

작가는 생전에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라고. 소설은 허구이지만 최판댁의 모태가 된 집안이 하동 평사리에 실제로 있고, 여의도 3배 면적의 광활한 토지와 비슷한 곳이 바로 이 들판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약간만 이동하면 <드라마 토지> 촬영장 최참판댁이 있다. 







9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이 일대에서는 2017 평사리 황금 들판 전국 허수아비 콘테스트도 열린다. 수확을 앞두고 이곳을 찾아온 국내여행자들에게 또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허수아비와 평사리 주변을 개성있게 사진으로 담아온 다음 '슬로시티 악양 밴드'에 올리면 5만 ~ 2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평사리 들판의 또다른 볼거리, 부부소나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드라마를 통해 중장년층은 토지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서희와 길상이라는 것도. 수령이 200년이 넘은 소나무 두 그루는 들판의 섬과 같은 곳에서 자라고 있다. 평사리 들판은 전봇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가운데에 부부소나무가 있다. 사람들은 저 나무를 <서희와 길상>이라고 부른다. 부부가 손을 잡고 나무를 함께 바라보면 부부애가 생긴다고 하니 9월 10월 가을여행을 오면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는 건 어떨까.




 자전거 대여소가 있으니 이용해보자. 하동 여행의 진짜 묘미는 자전거를 타고 황금 들녘을 달리는 것이다.




 구재봉 활공장

산에 거북이가 기어가는 모습과 닮았다하여 구재봉의 옛 이름은 구자산이었다. 평사리 들판을 감싸고 있는 구재봉과 형제봉에는 활공장이 있다. 페러글라이딩을 탈 수 있는 곳인데 매년 가을이면 하늘 위에서 이 풍요의 들판을 보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된다. 활공장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섬진강과 악양들 풍경을 볼 수 있어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종종 올라가는 사진찍기 좋은 최고의 장소이다.







원래는 형제봉 활공장이 먼저 설립되어서 구재봉보다 형제봉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형제봉은 서풍이 불면 이용하기 불편해졌고, 이때 풍향에 맞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형제봉의 맞은 편인 구재봉에도 활공장을 추가 건립하게 되었다. 하늘에서 보면 섬진강을 비롯하여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일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논길은 차가 지나다닐 수 있어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하지만 가을철 수확을 앞둔 시기에 차를 가지고 진입한다면 큰 실례가 된다. 자전거로 달려보거나 연인의 손을 잡고 걷기에도 풍경이 좋다. 어느 누가 논 밖에 없는 이곳이 뭐 대단한 볼거리가 있냐며, 지루하다라는 말을 한 적도 있지만 잘 닦인 길과 미국의 대평원처럼 넓은 평사리 들판은 멋있기만 했다. 남해 다랭이 마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평사리 들판, 금계국 : 가을이 살찌는 소리



 하동 동정호

들판을 한바퀴 휘~ 둘러보고 나오면 동정호를 찾아보자. 멀리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들판과 동정호는 나란히 딱 붙어있다. 이곳을 확장하기 위한 공사도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도 심었더라고 한다. 아직은 아기 나무지만 세월이 흘러 이 일대에 메타세콰이어길이 우거진다면 농촌의 정겨움은 한뼘 더 자랄 것이다.




 일년 후 발송된다는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의 편지는 최참판댁에서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국제슬로시티인 하동에는 두꺼비 생태공원이 조성되기로 최근 발표되었다. 논이 많은 이곳에 자연스럽게 위와 같은 습지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었는데 이곳이 국내에서 두꺼비가 가장 많이 산다는 곳이란다.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교육의 장이자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악양루에 올라 이 일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은 슬로시티 하동 여행에 잘 어울린다. 때에 따라 분수쇼도 하는 모양이었다. 




동정호와 평사리 들판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그 위로 떠다니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 멀리 떠다니는 빨간 것과 파란 것이 눈을 더욱 즐겁게 한다.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추석황금연휴 국내여행지를 찾는다면 하동으로 떠나자. 황금들녁 위 익살스러운 허수아비와 함께 가족의 사랑도, 가을의 풍성함도 터질듯 무르익는 여행을 즐길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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