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에 서서.
- 경상도
- 2017. 11. 2.
부산168계단 초량 이바구길
아껴두고 싶었던 사진, 혼자 좀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그곳에서의 즐거웠던 기분. 부산 1박2일 여행코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으로 누가 볼까 혼자 몰래몰래 들여다보았던 초량 이바구길 모습.
살다 보면 문득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혼자 있고 싶고 사람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위로를 받고자 할 때도 있지 않은가. '헉!' 숨이 막힐 듯 차분하고 위로를 건네듯 따뜻한 느낌을 가진 이곳을 왜 부산 여행을 그렇게 다녀갔으면서 지나치고 살았나 바보스러웠다.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부산 남자와 연애를 하면서 주말마다 다녀가던 부산이었는데 그 많은 시간 동안에도 이곳을 모르고 있었다.(잘 지내니, 너?) 역시 골목길은 추억 돋게 한다.
벽화를 보며 걷기 시작했다. 오호! 이경규님이 여기 출신이었구나? 우리는 아기 168계단이라고 불렀다.
" 에게? 저것이 부산168계단이야?? 양쪽으로 84개씩, 저것인가 봐. 세어보자!"
우리는 바보짓을 했다. 아직 더 올라가야 했다. 아기 계단을 올라오자 이색적인 상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숨 가쁘게 계단을 올라오자 동네 아저씨는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어서 오라고 인사를 한다. 살짝 당황스러웠을만큼 친절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계단을 오르고 좁은 골목을 돌자 드디어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부산 여행 중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계단은 그냥 계단일 뿐? 아니 초량이바구길의 계단은 달랐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168개의 계단은 "저걸 언제 올라가니?" 한숨과 이렇게나 긴 계단이 부산이라는 대도시에 있다는 것에 놀라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계단을 쉽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이 있다. 이용료는 무료. 하지만 계단을 걷고자 우리는 이곳을 왔으니까...
그럼! 이까이꺼 함 걸어 올라 가 보는 기라. 나도 세어보고 싶었으나 덮어두고 믿는 걸로.
중간 정도 올라와서 바라보는 풍경. 부산역도 보이고 부산대교도 보인다. 하지만 살짝 뒤를 돌아 내가 올라온 계단을 내려다보면 아찔해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
등대... 기다리는 마음
아직도 세고 있나? 그렇다면 한참이나 멀었다는 이야기군! 모노레일이 있어도 사람들은 계단을 선택하는 것 같다. 초량 이바구 길가의 매력이 여기에 있으니까. 왜 이바구일까? 나중에 이곳을 벗어날 때 마트에서 음료 하나 사며 물어보니 이야기의 부산 방언이 '이바구'라고 한다. 아... 이야기하면서 걷는 길, 그리고 168계단.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 듯싶다. 그리고 입장료 500원에 들어갈 수 있는 은밀한 분위기의 가게.
다시 한 번 쉬어가기. 한 번에 오르기는 벅차다. 아니 쉬어가야만 이곳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쉬어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골목골목 예쁜 물건들. 누구라도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걸? 하, 새들과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분이야!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 정상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자. 걸어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 예뻐보인다. 좁은 계단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슬슬 어둠이 몰려온다. 불이 밝혀지는 초량 이바구길을 보고 싶었지만 집까지 280km. 숫자에 짓눌려 이곳의 밤풍경은 묻어두기로 했다. 그것이 내가 부산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지도 모르니까.
문구 하나에도 왈칵 눈물이 터질만큼 당신의 삶을 위로해줄 수 있는 곳. 아주 예전에 이곳에서 힘겹게 살아갔던 피란민들에 비하면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쉽게 베어낼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깨닫고 가는 기분... 또 이곳의 골목길 축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부산 가볼만한곳으로 인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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