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특별한 여행지? 감은사지 삼층 석탑

경주를 그렇게나 좋아하는 이유

경주와 제주도는 여행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다. 뭍에서 최애하는 국내여행지 경주로 한 해 2 ~ 3번씩 여행을 갈 때면 겹치는 장소가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그동안 가보지 않은 곳으로, 멀리 돌더라도 아주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로 작정했다. 이 모든 것은 캠핑을 시작하면서 가능해졌고, 1박 2일이든, 2박 3일이든 여행 가는 곳마다 내 집이 되는듯했다.

감은사지 삼층 석탑

물론 아예 안 가본 곳으로만 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파도소리 길은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다시 방문했지만, 황남동 일대는 아예 가지도 않았다. 핫하디 핫한 첨성대의 핑크뮬리도 포기했다.

문무대왕릉이나 읍천항 벽화마을을 다녀갈 때 늘 길에서 바라만 봤던 감은사지 삼층 석탑. 흔하디흔한 돌탑, 우리나라 어디 가든 많이도 있고, 또 익산 미륵사지석탑이나 왕궁리 5층 석탑도 자주 봐왔으니까. 불국사의 다보탑이나 석가탑에 밀려있던 그런 곳? 나는 그동안 이곳을 왜 이리 천대해왔을까. 직접 다가가서 본 감은사지 삼층 석탑은 멀리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감은사지 삼층 석탑

삼국통일의 발판을 닦은 태종 무열왕 김춘추, 그리고 그의 아들 문무왕은 마침내 삼국통일의 과업을 달성한다. 문무왕은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일본에 가까운 동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감은사를 짓기 시작한다. 완성은 문무왕의 아들인 신문왕 때 이루어졌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많이 나오는 문무대왕릉 이야기에 감은사가 빠질 수 없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 유언대로 대왕암에 장사를 지내는 수중 무덤이 문무대왕릉이다.(신빨이 강하기로 유명한 곳인지 그 근처에는 무속인들이 너무 많아 섬뜩하다.)  

감은사지 삼층 석탑은 문무왕이 짓기 시작하여, 그의 아들 신문왕 때 완성되었고 신문왕은 용이 된 아버지가 감은사를 드나들 수 있도록 밑에 공간을 만들어 특이한 구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만파식적 이야기도 감은사와 문무대왕릉, 이견대가 등장한다. 용이 된 부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니! 경주 여행 중 아이와 가볼만한곳을 찾는다면 첨성대, 불국사, 동궁과 월지 등만 가지 말고 이곳도 들러보았으면 한다.

 

 감은사지 삼층 석탑은 높이가 13.4m이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아주 낮고 단순한 통일신라의 한 탑이겠거니 했지만 실제로 올려다본 모습은 웅장했다. 경주에 남아있는 삼층 석탑 중에서는 가장 높다. 마침 아저씨 한 분이 딱 지나가주셔서 그 높이가 실감 난다.

이곳은 경주 시티투어 일정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만큼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이야기겠지? 그냥 보면 돌탑 2개, 한 번이라도 감은사지에 대해 들어보았다면 이곳과 이견대와, 문무대왕릉과 만파식적의 이야기를 실사로 읽는 듯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

입구에 화장실과 매점 등이 있고 작게나마 역사 전시관도 있는 듯했다. 수확을 앞둔 벌판 뒤로 감은사지 3층 석탑, 파란 하늘. 모든 것이 좋았다. 이번에도 그냥 지나쳤으면 나는 언제까지나 계속 저것들을 책에서만 본대로 기억했겠지.

 

그리고 잊지 않고 이곳을 찾아온 젊은 커플이 예뻤고, 핑크뮬리 대신 잘 익은 벼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퍽 귀여웠다.

 

이견대

감은사지 삼층 석탑에서 한 3분 정도만 이동하면 있는 곳이다. 만파식적 이야기와 아주 관련이 깊은 장소. 이견대? 이로운 것을 보는 장소인가. 이곳에서 문무대왕릉이 보인다고 한다. 무료입장이고 무료주차이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은 이견대에서도 용으로 남아있는 듯했다. 모두 재건한 상태지만. 위치만은 1400여 년 전 그대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동해 문무대왕릉이 한눈에 보인다. 신문왕이 이곳에 와서 아버지의 수중 무덤을 지켜보았던 장소였을 것 같다.

 

 삼층 석탑과 이견대와 문무대왕릉은 경주 동부 쪽 여행코스로 묶기에 참 좋은 장소다. 꽃도 없고, 사진 찍기 좋은 핫플레이스는 아니지만 통일신라가 시작되는 그 시기의 역사 흔적이 이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