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한개마을 성주 가볼만한곳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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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성주 성밖숲 맥문동이 워낙 예쁘다하여 그곳을 들렀다가 성주 어디를 또 가보나 가볼만한곳을 찾아보니 <한개마을>이 꽤 유명하더라. 전통가옥이 그대로 있는 여행지를 좋아하여 외암 민속마을, 순천 낙안읍성,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을 다녀왔는데 그중 으뜸은 경주여행에서 만난 <양동마을>이었다.  나는 성주 한개마을도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다.



성주 한개마을

성산이씨의 집성촌으로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가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도 그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17세기부터 과거 합격자를 많이 배출하였고 이름난 유학자와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도 이 마을 출신이라고 한다. 전통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크다. 






<한개>라는 이름은 과거 이곳에 큰 나루 또는 개울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은 크다, <개>는 개울이나 나루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아주 오래 전 이곳에 나루였던 큰 개울이 있었나보다. 이정표에 보이는 저곳들은 모두 민속 문화재에 등록되어 있다하니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흙과 돌로 만들어진 담장 위로 대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빨갛게 익을 때면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침을 꿀꺽 삼키겠지.



오른쪽으로 공사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풍경이 근사하기는 했다. 얼마나 큰 양반집이었나 정원도 예뻤고, 저건 진짜 집이 아니라 대문처럼 통과하면 더 으리으리한 집이 있을 것 같았다. 방금까지 무엇인가를 손질하셨나 평상 위 소쿠리가 보인다. 들어가보면 실례일 것 같아 다른 곳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성주 한개마을 고샅길

좁은 골짜기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오늘날 의미로는 좁은 길목이라고 한다.  한개마을 고샅길은 가을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낙엽이 노랗게 내려앉은 모습이 그렇게나 낭만적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나쁘지 않다하며, 원체 이런 돌담, 흙담길을 좋아하여 아직까지도 기대감이 잔뜩!




예쁘구나. 백일홍이 잔뜩 피었을 때 찾아왔으면 더 끝내줬겠다.



이승희 생가

1920년대 국외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온몸을 받쳤던 독립운동가 이승희의 생가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강행되자 '을사5적' 참형과 조약의 파기를 상소하였다가 5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고 한다. 1908년 5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망명하여 이상설 등과 독립운동을 모색하고 1909년 서간도에 독립운동기지도 건설했던 분이다.




성주 대산리 하회댁

소유자의 모친이 안동 하회마을에서 시집을 왔다고 하여 하회댁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 집은 정확한 건립연대나 내력을 알 수 없으나 17세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이유가 그 자손들이 현재 살고 있어서라고하는데 그러니까 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 아닌가? 단정하게 꾸며진 사랑마당과 안채마당이 옛스런 느낌과 포근함이 있다고 하면 뭐해!




닫혀진 문으로 살며시 보이는 정원과 집안의 담장이 정말 멋있기는 하다. 이런 풍경을 못보고 가야한다니...




그곳은 잠겨있었지만, 어디 외출하셨나보다 하며 응와종택, 한주종택, 도동댁, 월곡댁 등 수많은 집을 가보았지만 문이 다 잠겨있다. 여행오라는 것이 맞는지, 이러면서 왜 성주 가볼만한곳에 이름이 올려져있는지... 처음에 2 ~ 3개 문이 잠겨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외출하셨나보다, 사정이 있으신가보다 했지만 성주 한개마을을 돌면 돌수록 거의 다 닫혀있는 문 뿐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엇을 했냐면... 멀리 대문이 보이면 저 집은 열려있나 닫혀있나 내기나 하고 있었다. 안 봐도 뻔했다. 진짜 가까이 가지도 않고, 렌즈만 당겨서 사진만 찍었다. 실망 실망 대실망... 집성촌이라 하여 경주 양동마을과 같은 풍경을 기대하고 왔던 나는 차라리 울어버리고 싶었다. 마을 숲길 풀길 같은 것도 정돈이 안 되어 있어서 모기가 너무 많았고, 한 30분 돌면서 모기한테 10방도 넘게 물렸다 ㅜㅜ



열려있다, 아 드디어? 하면서 들어가보면 공사중, 보수중 난장판이고 차라리 이런 상황을 전하고 완료되면 안내를 해주었으면 했지만. 이미 올초, 심지어 작년에 다녀간 사람들도 공사하고 있는 것을 보았더라고 그런다. 



공사중인 집이었지만 그 부분을 빼고 찍으면 이렇게나 고즈넉하다. 담장의 기와이며 마당의 나무까지도 오랜 세월을 담고 있다. 마루며 집안 구석구석에서 전통이 느껴진다. 그래 보수해야지, 지켜야하니까. 그런데 이 과정을 하고 있는 지금, 마을에 구경할 것이 없잖아. 마을 입구에 안내를 해놓든가. 무료 입장이었으니 참았지 아니면 마을 입구 안내소분이랑 대판 싸울 수준이었다.





그리고 성주 한개마을이 성주 가볼만한곳으로 부족한 이유가 또 있었다. 현대식 가옥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 살아가야하니 이렇게 바뀌는 것을 뭐라고 할수는 없지만 적어도 집성촌으로 사람들에게 여행명소라고 소개하고 싶다면 그만한 구색을 갖추어야하는 거 아닌가. 이곳을 집성촌으로 지켜내기 위한 입장과 살고 있는 사람들간의 의견 조율이 하나도 안 된 것 같은 느낌.







공사중이었지, 공사하지 않는 집들은 문을 다 닫아놓았지, 듬성듬성 보이는 현대식 가옥들이 풍경에 흠을 내고 있지. 멀리서 찾아온 여행자의 시선에서 성주 한개마을은 정말 가볼만한곳으로 부족하고 또 한참 부족했다. 기대했던 집성촌의 풍경은 산산조각 났다.




현대식 가옥이 많아져서 그런가 그것을 대신하기 위해서인지, 새 건물도 짓고 그러던데 전통가옥 흉내내서 짓는다고 전통이 살아나나... 집집마다 마당에 설치해놓은 파라솔까지.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가 찾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누가 여기를 온다면 뜯어 말리고 싶다. 여행지에 대한 감동적인 기억은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상도 한몫을 하는데. 여긴 정말 아니었다.





북쪽 전망대로 오르는 숲길까지 갔는데 풀이 얼마나 많은지, 관리를 전혀 안 하는 듯, 뱀이나 도깨비가 튀어나올 것 같아 가지도 못하게 생겼다. 그런데 밤이 퍽도, 아주 예쁘게 열렸다.




나무를 흔들흔들했더니 잘 익었었던지 4송이나 떨어진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 잘도 익었네, 가을은 이렇게나 풍성한 것. 그자리에서 까 먹어보았더니 사먹는 것과는 다르게 너무 맛있어서 성주 한개마을에 대한 실망감이 살짝 녹았다. 화난 사람은 역시 먹는 걸로... ㅋ 만약 성주 가볼만한곳을 찾아 이곳을 온다면 올해의 방문은 삼가하라고 전하고 싶다. 공사 안내판을 보니 올해까지는 공사가 진행되는 것 같았고, 또 공사가 이미 끝나있어야하는 곳도 공사중이었으니. 뭐 내년에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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