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여행지 추천 : 우리나라 3대 고택, 창녕 석리 성씨 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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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고가

여기 말고는 없을 걸

창녕 석리 성씨 고가




창녕하면 우포늪, 우포늪 하면 창녕! 하지만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단한 먹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젊은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야시장이나 화려한 거리가 없기 때문일까. 하지만 창녕 여행 중 만났던 여행지는 대부분 만족도가 높았다. 고분군도 그렇고, 또 창녕 석리 성씨 고가 역시도 기대보다 훨씬 아름다웠던 한옥과 정원의 모습에 만족스러웠다. 누렇게 익은 들판이 꼭가을 같지만 5월 말, 여름 향기가 투명한 내 입안으로 몽글몽글 채워지는 날이었다. 




양파 시배지


이쯤하면 저 들판에 있는 것들이 

양파라는 것을 알 수 있겠지



창녕은 양파 시배지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우리가 양파를 먹기 시작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다. 1908년 시험 재배하고, 1963년 양파 재배가 확대되기 시작, 1969년 본격적으로 재배하면서 6천여 농가가 양파 재배를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양파가 널리 알려진 것은 50년이 될랑말랑한다. 




창녕군 대지면에 있는 이곳은 1909년 '성찬영 선생'이 양파재배에 처음으로 성공하고 그의 후손을 통해 보급되기 시작했다. 한국 전쟁 이후 농가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리를 대체하는 환금작물로 취급되었고, 지금은 전국 최고의 양파 주산지가 이곳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보다 알이 굵고 당분도 높아 시장에서도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 이 시기가 양파를 수확하는 때라 창녕 여행을 간다면 양파를 수확하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창녕 석리 성씨 고가 : 이곳이 양파시배지





누군가의 집이 아니라

거대한 한옥마을처럼

고가가 길을 따라

길게, 쭉 이어져 있다.




은 닫혀 있다.


그냥 돌아가야하나 고민하다가

관람 가능시간이

오전 09시 30분 ~ 11시 30분

점심시간 지나고

오후 1시 ~ 5시 30분까지라고 하니

혹시나 하여 관람 문의 전화를 해봤다.


그랬더니 관리하시는 분이 나오셔서

문을 활짝 열어주셨다.



창녕 석리 성씨 고가 관람


개인 소유이기에 문을 닫아놓지만 

앞에서 전화하거나

미리 예약을 하면 언제든 관람이 가능하다.

개인 소유이지만

무료 관람

무료주차

화장실도 엄청 좋음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겠다.




활짝 열린 문

어서 들어와요



비밀의 정원처럼 열린 이곳의 풍경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정원도 훌륭했다.


"드라마나 영화, CF를 촬영하지는 않았나요?"

"이렇게 예쁘고 관리도 잘 되어있는데 왜 무료입장인거죠?"



관리하는 아저씨를 붙들고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그분은 해설사가 아니었다. 잘 모른다고 그러신다. 한옥의 마루에 앉아있다가 정원 구경도 실컷하고, 또 시원한 그늘에 앉아 이곳에 대해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노랑 저고리 입은 아가씨가 문을 열고 나올 것처럼 이곳은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뒤로 보이는 대나무숲에도 산책로가 있다. 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거나 정원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던 구례 운조루 고택, 목포 이훈동정원, 경주 최진사댁, 정읍 김명관 고택, 군산 히로쓰 가옥, 익산 함라마을 등 그 어떤 곳보다 편안한 느낌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이 집의 아가씨가 되고 싶어








사진은 모두 다른 장소이다. 

매우 넓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단풍이 드는 10월 말 ~ 11월 중순 사이이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아련하게 보이는 고가의 모습은

모두의 애간장을 다 녹일만한 풍경이다.

(나 역시도 그때쯤 찍은 누군가의 사진을 보고 이곳에 오게 됐다.)





문을 열고




문턱을 넘으면

새로운 공간의 연속




정원 하나하나도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답다.





창녕 석리 성씨 고가

어떤 곳인가?



대지 면적만 해도 1만평, 건물이 37채, 그 안에 있는 방은 무려 230개라는 이곳은 아웃도어 의류 업체인 영원무역의 창립자 '성기학'님의 개인 소유 건물이다. 영원무역을 모르겠다 하면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것이 '노스페이스'이다. 원래는 미국 브랜드이지만 노스페이스로 우리나라에 아웃도어 시장을 연 사람이 '성기학'이다. 한다. 창녕 군소재지로 들어오면 노스페이스 건물이 어느 도시보다 더 크고 세련된 모양으로 솟아 있다. 그것을 보고는 '여기는 군이 아니라 시처럼 규모가 크네!' 했었는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창녕이 양파 시배지가 된 것은 이곳에 살고 있던 '성씨' 일가 때문이었고 그 후손이 바로 '성기학'이라는 것. 창녕에 있는 석리(지역명), 그곳에 있는 성씨의 오래된 집. 그래서 창녕 석리 성씨 고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곳에 양파 씨앗을 처음 전파한 사람이 성기학 회장의 아버지이다. 이곳을 아석고택이라고도 부르는데 아석은 그의 고조부인 성규호 선생의 호라고 한다. 



6.25 전쟁 때 일부가 무너졌던 것을 성기학씨가 소유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복원하게 되었고,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인기 최고의 드라마였던 KBS 황금빛 내인생에서 박시후가 그렇게 외쳤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텐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라고 한다. 그래서 '성기학 회장'은 자신의 재산으로 이곳을 복원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창녕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때에 따라 이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한옥체험) 등도 마련한다고 한다. 창녕에 왜 그렇게도 좋은 노스페이스 건물이 있었는지, 이토록 아름다운 이곳에 왜 무료개방되고 있는지 이제 이유를 모두 알게 되었다.



▲한반도 모양의 연못




▲백일홍 피면 더 아름다워질 여기





강릉의 선교장, 구례의 운조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고으로 불리고 있는 이곳은 6.25 때 미군이 잠시 사령부로 사용하다가 후퇴할 때 문서를 태우면서 집까지 태워버렸다고 한다. 지금은 흔적없이 복원이 잘 되어 있다. 복원할 때 전국의 해체되기 직전의 집을 사들여 오래된 재료를 그대로 가져와 복원하였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아주 멋스럽고 현대양식의 느낌도 묻어난다. 





김정일의 동거녀였자 두번째 아내로 알려진 (같은 성씨)'성혜림'도 바로 이곳 출신이다. 1937년 1월 24일 이곳에서 태어난 성혜림은 광복 이후 ~ 한국전쟁 사이에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오빠였던 성일기는 성인이 된 뒤 북한을 탈출했고, 김정일과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김정남이었다.  그렇다고 이런 곳에 괜히 이념을 대입하지는 말자. 고택은 고택대로 아름다우니...



사랑채, 안채, 별당 등

모든 건물이 놀랍게 아름답기에

경상도 여행지 추천으로 딱 좋은 곳




한복을 입고 여행왔더라면

100% 인생샷 득템

(요즘 개량 한복 중독)





경상도 여행지 추천이기는 하지만

혼자 오기에는 다소 무서움이 들 수 있다.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관리사분이 있지만

대지가 넓어서 떨어져 있기도 하고

한국 사람에게 한옥은

편안함과 멋스러움이 기본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귀신'과 연관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니까.

친구랑 꼭 붙어서 구경다님




주변 소품도 멋스럽구나





그동안 둘러보았던 수많은 고택과 비교를 거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개인 재산으로 복원, 관리하며 무료개방을 하고 있는 창녕 석리 성씨 고가. 데이트코스로도, 100일이나 1000일 기념 연인들의 셀프 촬영장소로도 좋아보이지만 처음 방문했을 때 문이 닫혀 있으니 쉽게 찾아오지 않는 그런 장소가 되어버린 걸까. 생각보다 훨씬 넓고, 기대보다 훨씬 아름다운 이곳. 창녕 우포늪과 고분군, 박진 전쟁기념관과 함께 창녕 여행의 필수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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