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절물자연휴양림 차분한 산책 코스
- 제주도
- 2018. 4. 6.
제주도 여행 중에 비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정말 축복이다. 물론 2박 3일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3박 4일, 4박 5일, 5박 6일 여행이라면 어김없이 비를 만나게 된다. 왜 제주도 비오는 날에는 실내 관광지만 가려고 했던 걸까. 제주 비오는 날에는 폭포도, 휴양림도, 숲길도 모두 좋다.
비자림, 사려니, 교래 자연휴양림, 서귀포 붉은 오름 자연 휴양림, 에코랜드까지. 비오는 날이라고 해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투덜대며 찾아갔던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차분한 느낌이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비가 오니 숲은 활기차게 깨어났다. 생명을 노래하고 자연 본연의 색감은 더 진해졌다. 숲 안에 향기는 넘칠대로 그윽해졌다.
절물자연휴양림 입장료과 시설 사용료
입장료 : 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주차료 : 차종에 따라 1000원 ~ 3000원 사이
숙박시설 이용료 : 사진 참조
절물자연휴양림
유네스코 제주 생물권보존지역으로 30년 이상 된 삼나무와 삼뽕나무가 번식하고 있는 곳이다. 빽빽한 숲길은 산책길이 잘 되어 있으며 까마귀와 노루도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숲길 이외에 전망대, 야영장, 체력단련시설, 어린이 놀이터와 휴식공간, 교육시설까지 있다. 숲속의 집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비오는 날이었지만 여행자는 많았다. 진짜 제주도를 만날 수 있는 곳.
이곳에 도착하면 먼저 해야할 일은 소요시간과 산책코스를 체크하는 일이다. 어디까지 오르느냐에 따라 하루가 꼬박걸릴 수도 있다.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하면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전망대와 오름이 있는 곳까지 오르려면 4 ~ 5시간이 소요된다.
절물자연휴양림을 찾은 목적이 가벼운 산책과 평지의 숲길을 걷는 것이었다면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입구에서 위쪽으로 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숲길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해서 1시간 정도의 산책을 한 뒤 내려올 때는 저렇게 곧게 뻗어 있는 포장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심심하고 단순한 길이 아니었다. 울창한 삼나무숲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마련되어 있다. 비오는 날이라서 그랬을까. 삼나무의 좋은 향기가 가득하다. 힐링, 그야말로 기운이 상쾌해지고 근심이 다 사라질듯한 봄의 숲이었다.
예쁜 산책로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승, 목재 조형물 등이 있다.
비오는 날이라 길이 미끄럽거나 신발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도 있겠지만 산책로는 여행자를 배려해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
절물자연휴양림 산책코스와 소요시간
☞40분 ~ 1시간 30분 소요되는 단거리 코스
삼울길, 너나들이길, 생이소리길
☞1시간 30분 ~ 4시간 장거리 코스
장생의 숲길, 숫모르편백숲길, ,절물오름
4월에 내리는 제주의 비를 고사리비라고 한다. 이맘때 비를 맞고 고사리가 쑥쑥 자란다고 하니. 고사리비는 고사리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을 깨워내고 있었다.
짧은 코스로 산책하기
입구에서 시작하여 만들어진 산책코스로 30분 정도를 걷는다. 그러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걸으면 빽빽한 숲길이 드러난다. 마치 새벽인 것처럼 숲을 가득 채운 안개가 무척 운치 있었다. 비오는 날 숲을 왜 갔을까, 그런 상실감은 전혀 없었다. 누구라도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비오는 날 한 번쯤 들러볼만하다.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었을테지. 비가 온 이곳은 몽환적이고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굳이 산책코스를 따지고 소요시간을 계산할 필요가 있었을까. 보이는대로, 마음에 드는 곳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되는 것을.
걷다보면 입구에서 보았던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이제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고, 이곳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면 위로 올라가면 된다. 숲길의 분위기에 매료되어 많은 이들이 이 길에서 사진을 찍는다. 비오는 날이라 더 만족스러웠다.
포장된 도로로 내려가기 싫다면 오른쪽에 또 산책코스가 있다. 그동안 보았던 곳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숲은 거대했고, 만가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코스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더 위에까지 올라간다면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겠지만 여행자의 옷차림으로 오름까지 오르는 일은 벅차다. 보통 커플여행자나 가족 여행자라면 1시간 전후의 산책코스만으로도 홀딱 반할만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숲이 넓어서 그런가 걷다가 사람을 만나는 일도 드물었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만족할만한 절물자연휴양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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