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한라산 1100고지 + 제주 어리목 윈터페스티벌
- 제주도
- 2020. 1. 13.
제주도 눈:을 만나러
제주 윈터페스티벌과 1100고지
겨울 축제도 모두 비상이 걸린 요즘 올겨울 너무 따뜻한 날씨에 개구리가 벌써 깨어났다는 소식도 들린다. 제주도에 눈이 오면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 이번 겨울 사려니 숲길에서 눈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평지에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제주도 겨울여행에서 쉽게 눈을 볼 수 있는 곳은 한라산 1100고지와 어리목에서 열리는 제주 윈터페스티벌이 있다.
2020년 1월 13일 월요일.
아침에 창을 열었더니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에 눈 덮인 한라산이 보인다. 진짜 겨울 같은 모습에, 또 하늘까지 청아해서 갈까 말까 망설였다. 며칠 전에 다녀오긴 했지만 그때는 날씨가 이렇게 좋지 않았었다. 1100고지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한참 뒤에 다녀온거라 약간 아쉬운 풍경이었는데 오늘은 이렇게나 예쁘다.
아래에 소개하는 한라산 1100고지, 제주 어리목 윈터페스티벌은 저번주에 다녀온 풍경이다. 지난밤 한라산과 1100고지에 눈이 많이 내렸으니 앞으로 며칠은 1100고지 풍경이 참 볼만할거다. 눈이 녹았나 싶으면 또 내려있고 그러니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은 겨우내 집에서 보는 익숙한 풍경이 될거다. 동네 산책길 가득한 감귤밭 풍경처럼.
■ 제주 윈터페스티벌
기간 : 2019.12.21(토) ~ 2020.01.19(일)
장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산 어리목 일대
요금 : 무료
한라산 어리목 탐방안내소 주차요금 : 1800원
어리목 입구 교차로에도 주차장이 있으며 그곳을 이용할 경우 주차요금은 없다. 대신 제주 윈터페스티벌이 열리는 곳까지 걸어와야하는데 도보로 약 15 ~ 20분 정도 소요된다. 주차요금은 시간 제한 없이 1800원이었으나 차의 크기에 따라 요금은 다르다. 제주 윈터페스티벌은 이번주까지 진행되며 무료로 눈썰매를 탈 수 있다.
▲해군 관계자님들이 오셔서 핫팩도 무료나눔 해주셨다. 군용핫팩이라 엄청 따뜻했고 정말 손이 녹아버릴 정도였다. 제복 입은 모습이 무척 멋졌고 불현듯 겨울날 고생하시는 모든 군인들이 생각났던 순간.
한라산에 눈이 쌓인 모습은 이번 겨울에도 몇 번이나 멀리서 보았지만 눈이 내린 길을 걷는 건 처음이었다. 겨울인데 눈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1월 중순이 되어서야 올해 처음으로 눈 위를 걸어보고 눈을 만져봤다.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산책하기에도 괜찮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여행자들이 많았다.
무료 눈썰매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유로번지도 무료이고 포토존도 있다. 아이스컬링 체험도 있는데 그건 좀 허접했다. 어쨌거나 겨울을 겨울답게 즐길 수 있는 제주 윈터페스티벌의 모든 체험은 무료다.
▲제주 윈터페스티벌 포토존 1
▲제주 윈터페스티벌 포토존 2
▲제주 윈터페스티벌 포토존 3
▲이외에도 포토존이 더 있었으나 포토존이 없는, 눈 내린 어리목 일대를 걷는 것만으로도 겨울을 느낄 수 있기에 제주도 겨울 여행이라면 추천하는 장소다.
▲눈이 내린지 며칠 지난 후 방문했더니 녹았다 얼다를 반복해서 눈이라기 보다는 돌 같다. 눈 싸움 하다가는 피터지는 전쟁이 될 것 같다. 그래도 눈사람은 만들어진다.
■ 제주 윈터페스티벌 눈썰매장
대형 눈썰매라고 하는데 대형은 절대 아니고 진짜 작은 눈썰매장이다. 그래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흠잡을 수 없다.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안전관련 서약서? 뭐 그런 것에 서명해야 하고 장갑이 없으면 탈 수 없다. 행사장에서 장갑을 무료로 대여해주며 신분증을 맡겨야 하니 참고할 것.
아이들도 타고 성인도 탈 수 있다. 12월에는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눈을 만들기 힘들었다고 그런다. 눈이 많지는 않지만 눈썰매를 탈 정도는 된다. 아래는 제주 윈터페스티벌 대형(?) 눈썰매장 모습.
■ 제주 윈터페스티벌 유로번지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유로번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안전사항이 적힌 종이에 서명해야 한다. 유로번지도 성인과 어린이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아이의 경우는 키 120cm 이상, 몸무게는 15kg 이상이어야 한다.
눈이 많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올해 처음으로 눈을 만져볼 수 있었고 모든 체험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 윈터페스티벌은 12월과 1월 제주도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장소다. 윈터페스티벌이 열리는 어리목보다 더 높은 곳이 1100고지이고 그곳에 눈이 더 많다길래 이제 1100고지로 출발한다.
제주 윈터페스티벌에서 한라산 1100고지까지는 6.4km로 자동차로 약 10분 소요된다.
한라산 1100고지 가는 길 동영상
눈이 오는 날에는 위험하니 절대 가지 말아야할 곳으로 알았지만 제설작업을 얼마나 정성으로 해놓았던지 도로가 뽀송뽀송하다. 그래도 안개와 구름이 심한 길이므로 안전운전에 더 각별해야 한다.
▲1100고지 근처로 가면 도로 양쪽은 이미 주차장이다. 이런 풍경을 보니 천백고지 휴게소까지 차를 가지고가봤자 주차할 곳이 없을 것 같아 우리도 한쪽에 차를 대고 휴게소까지 걷기로 했다. 약 5분 걸어서 휴게소에 도착했다. 차들이 천천히 다녀서 위험하지 않다. 물론 길도 하나도 미끄럽지 않다.
▲한라산 1100고지 고상돈像이 있는 곳은 약간 경사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어른들도 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탔는지 흙이 드러난 곳도 있다. 간밤에 더 많은 눈이 내렸으니 오늘 1100고지에는 미끄럼을 타고 있는 아이들이 더 많겠지.
▲1100고지 겨울 풍경
▲주차장이 난리통이니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오지 말 것. 휴게소 왼쪽으로 화장실 있다.
■ 1100고지 자연학습탐방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는 1100고지 습지에는 탐방로가 있다. 탐방구간은 675m로 길지 않으며 아주아주 천천히 걸어도 총 30분이면 둘러볼 수 있다. 목재데크 통로가 좁으므로 진행방향에 맞게 출발해야 뒤엉키는 일이 없다.
그런데 꼭!!!
거꾸로 출발해서 거꾸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더라. 화살표 방향을 따라 이동하자. 지킬 건 지키면서...
▲한라산 1100고지 목재데크 탐방로는 이렇게 생겼다.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기에 화살표 방향대로 이동하도록 하자.
▲겨울왕국에 나오는 트롤 같았던.
■ 눈 내린 1100고지 풍경
눈을 보는 일 자체가 설렜고 겨울을 품은 습지의 풍경도 좋았다. 오직 겨울에만, 오직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으니. 커다란 돌덩이들이 나에게 굴러올 듯 약간 경사진 곳에 흩어진 모습은 '겨울왕국'에 나오는 돌멩이 요정 '트롤' 같았다.
좋다, 이런 풍경, 겨울, 제주도.
▲1100고지 습지 자연학습탐방로에서 보는 천백고지 휴게소
▲녹았다가 다시 얼면서 한라산의 바람이 나뭇가지에 그대로 담겼다. 바람결이 살아있는 얼음이 신비로웠다.
오늘은 눈이 많으니, 오늘은 파란 하늘이라 1100고지는 더없이 예쁠거다. 겨울 제주도 여행에서 눈을 보고 싶다면 1100고지다. 이번 겨울에도 몇 번은 더 가보고 싶은 곳이고 당연히 또 다녀올 장소다. 1100고지는 눈이 내리면 많이 위험할 것 같아 그동안 망설였지만 제설작업이 아주 잘 되어 있으므로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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