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럽고 독특한 제주 흑돼지 맛집
- 제주도
- 2020. 2. 24.
제주 흑돼지 맛집
맛있고 독특해요
축구와 야구 선수들이 제주도 전지훈련을 오면 통째로 빌려서 이용하던 곳. 드라마 촬영을 오면 연예인과 스태프들도 통째로 이용하던 공간. 마을 사람들이 모임을 할 때도 아지트처럼 사용하던 제주 흑돼지 맛집이 있다.
제주 현지인들과 아는 사람들만 비밀스럽게 다녔다는 이곳은 덕분에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누군가가 통째로 빌려서 이용할 때는 찾아오는 손님을 되돌려 보내야했기에 더 비밀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한라산 아래에 위치한 제주 흑돼지 맛집. 가게 앞에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좁을 때는 골목 어디든 주차해도 딱지 걱정 안 해도 된다.
▲가게는 실내와 야외가 있으며 대부분은 야외에서 식사를 한다. 실내에는 야구선수며 연예인들의 사인으로 빈 곳이 없을 정도였다. 딱히 연예인에 관심은 없는 나에게 단골 연예인들이 많다고 그런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연예인 누구누구를 OO누나, OO형님이라 부르며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그런다. 처음에는 드라마 촬영으로 찾아왔었지만 지금은 제주도에 여행오면 가족과 함께 이곳에 들러 식사를 하고 간다며...
■ 제주 흑돼지 맛집 : 한길정
제주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8128-6
매일 11:00 - 22:00
삼겹살 (200g) : 18,000원
목살 (200g) : 18,000원
냉면, 소면, 동치미 : 각각 5000원
허름해 보일지 모르는 이 공간 때문에 독특한 제주 흑돼지 맛집으로 인정받은 한길정은 흑돼지 전문점이다. 삼촌이 돼지를 기르고 삼촌한테만 돼지고기를 가져오기 때문에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으며 고기가 정말 맛있는 집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식당을 하면서 맛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야외에서는 장작을 이용해 불을 피운다. 한길정은 35년이나 된 제주 흑돼지 맛집으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걸 지금은 아들이 운영하는 것 같았다.(아닐지도 모름. 그냥 짐작;;)
아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군고구마를 팔아본 적이 있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커다란 철판과 장작으로 흑돼지를 굽는 거다. 펜션에 가보면 야외 캠핑장이 있고 그곳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분위기다. 캠핑장이 숯이라면 여기는 장작으로 굽기에 더 독특하고 맛도 끝내준다.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먹을 수도 있고 시장에서 전복이나 대하, 소시지 등을 사오면 추가 금액 없이 마음껏 구워먹을 수 있다. 대신 삼겹살만은 이곳에서 주문해야 한다. 그럼 반찬과 쌈장, 채소 등은 당연히 무료로 제공된다.
연기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냄새는 적었고 겨울이라 이런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름에는 좀 힘들겠지만. 예약을 안 하고 가서 우리는 장작 피우는 거 구경을 했지만 예약을 하고 가면 미리 불을 피워놓기 때문에 연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반찬은 이만큼 나온다. 찌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게 없다. 무조건 추가주문해야 한다.
▲장작에 굽기 때문에 기름장과 소금에 찍어 먹는 게 더 맛있다.
▲고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구워주고 잘라주며
▲파채와 김치, 다른 채소들도 철판에 구워준다. 철판이 얼마나 큰지는 이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찬 그릇과 비교해보거나 서 있는 사람과 비교해 보거나.
▲고기를 구우며 김치와 파채 등을 넣어 볶아주고 잘라준다.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더니 4줄이 나왔다. 철판 위 돼지기름에서 김치도 맛있게 볶아졌다.
▲압도적인 철판
▲철판 위 구워지듯 튀겨지듯 맛있게 익어가는 삼겹살
▲철판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직접 가져온 대하, 전복, 소시지 등을 구워먹을 수 있는 거다.
▲삼겹살을 세워 옆면까지도 잘 익도록.
▲삼겹살보다 볶아놓은 채소가 더 많다.
▲다 구우면 요래 먹기 좋게 담아준다. 고기를 구운 철판은 바로 청소해서 청결을 유지하고 또 깨끗한 공간에서 먹을 수 있다.
▲장작불은 여전히 살아있고 철판도 뜨겁기 때문에 마지막 한점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딱 맛있는 상태, 육즙이 가득한 완벽한 삼겹살. 가위와 집게를 단 한 번도 만지지 않았다. 몽땅 다 해주시기 때문에.
■ 제주 흑돼지 맛집 한길정
삼촌이 직접 기른 돼지만을 가져오기 때문에 무엇보다 돼지고기의 질이 좋다. 돼지 껍데기가 얼마나 쫀득하고 맛있던지 그 처음, 그 첫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몇 개월 동안 다녀왔던 제주 흑돼지 맛집을 모아 best 5를 정리하려고 했고 그곳 1위는 몇 개월 동안 변하지 않는 집이 있었다. 역시 제주 흑돼지 맛집은 그곳이라며 어딜 가도 1위는 그곳이었다. 그런데 장작과 철판 위에서 구운 한길정의 요 한 입 때문에 1위가 변경될지도 모르겠다.
장점과 단점은 분명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시골집 마당에 모여 온가족이 장작불에 삼겹살을 구워먹었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는 추억을 소환하는 맛집이다. 연탄에 구워먹는 것보다 장작에 구워먹는 게 더 맛있구나. 철판에서 구워도 불맛이 느껴질 수 있구나. 굉장한 맛이었다.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뷰가 좋은 제주 흑돼지 맛집을 찾는다면 여기는 취향에 맞지 않다. 펜션 캠핑장처럼 만들어진 곳이고 장작불을 피우기 때문에 가게 한 구석에는 장작이 쌓여있고 깔끔한 풍경은 아니다.
제주도 가족 여행자나 친구들 여럿이서 오는 사람에게는 식사를 하는 것조차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으니 어울리는 집이라 할 수 있다. 고구마나 감자도 좋고, 대하와 소시지도 사가지고 오자. 아이들이 더 좋아할 거다.
장작불을 피우고, 커다란 철판 위에 제주 흑돼지를 올린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지글지글 소리가 경쾌하며 맛있는 냄새가 가득 찬다. 첫입에 당신 눈이 정말 커질 거다.
동치미와 비빔 냉면을 추가했다.
각 5000원
비빔냉면 말고 꼭 동치미를 주문하길 바란다. 직접 담근 김치를 저장고에서 일 년을 보관하며 숙성시켰다는 김치. 대박이었다. 제주 흑돼지 맛집 한길정은 삼겹살과 동치미가 정말 맛있다.
면음식을 안 좋아하는 내가 김치와 육수 때문에 이 한 그릇을 다 먹었다. 이걸 맛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말도 안 된다.
테이블이 워낙 넓고 의자는 약간 불편한 감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독특한 이 분위기와 고기 맛과 동치미의 맛으로 모두 덮어줄 수 있다.
커플 여행자보다는 가족 여행자에게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제주 흑돼지 맛집. 제주 맛집을 갈 때마다 다음에 여기는 OO과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는 부모님이 제주에 오실 때, 조카와 가족들이 놀러올 때 무조건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예인이 그렇게 많이 다녀갔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한길정은 좋은 삼겹살을 쓰는 거고, 맛있게 잘 구워주는 집이고, 동치미가 끝내주게 맛있는 집이다.
집 근처라서 저렇게 다녀왔는데 옷에 고기 냄새가 좀 뱄다. 장작불 냄새도 밸 수밖에 없다. 옷이야 페브리즈 뿌리거나 빨면 되니까 문제될 것이 없다만, 오직 깔끔한 제주 흑돼지 맛집을 찾는다면 당신과는 맞지 않을 거다.
기억에 남는 맛을 보고 싶다면 진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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