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목련? 봄날의 제주 한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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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목련?

봄날의 제주 한림공원

동백꽃 저물자 매화가 피었고 매화가 떠난 자리에는 순백의 목련이 피어난 제주. 동네 골목마다 하얀 목련이 방긋 웃어도 함께 웃을 수 없는 씁쓸한 봄날이다. 4월이 되면 괜찮아지려나. 튤립도 유채꽃도 머지않아 벚꽃과 수국도 바람에 나부낄텐데 어여삐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가여워서 어쩌나.





며칠 전에 다녀온 제주 한림공원. 단아하게 피어난 목련이 곱디 곱다. 지난해 4월 한림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참 많았고 모두 같은 봄을 맞이했지만 2020년 3월의 한림공원은 허전했다. 예전처럼 사람이 많았다면 이 목련 아래 사진을 찍는다며 소란스러웠을거다. 


언젠가 광주를 갔다가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읽었던 시는 봄에 목련을 마주할 때마다 생각이 난다.


목련이 진들 (박용주, 1988)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 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렘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 닢 한 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 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 제주 한림공원


10월~2월 : 매일 08:30 - 18:00  (입장마감 17:00)

3월~9월 : 매일 08:30 - 19:00 3 (입장마감 17:30)


일반 : 12,000원

청소년 : 8,000원

어린이 : 7,000원

경로 : 10,000원



한림공원 매화 수선화 축제는 막을 내렸고 4월부터는 이곳에서 한림공원 튤립축제가 시작된다. 3월의 방문보다 4월의 한림공원이 훨씬 예쁘다. 글의 가장 아래에 4월 한림공원의 모습도 넣어보았다.


한림공원은 넓은 곳이라 총 소요시간은 1시간 이상을 잡아야한다. 동물원처럼 볼거리가 많고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놓치지 않고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다. 깔끔하고 깨끗하게 꾸며진 산책로가 많아 어디를 걷더라도 기분이 좋다.


한림공원 입장료는 11번가에서 10700원에 구매했고 한림공원 + 방림원 + 아메리카노 1잔(카페 목록이 제공되고 그곳에서 선택 가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한림공원은 이국적인 풍경이 많다. 제주스러우면서도 해외 같기도 하다.



이정표가 잘 되어있으니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작년 4월에 방문했을 때보다 아열대 식물원 규모가 커진 것 같았고 동물의 종류도 더 다양해진 것 같았다. 매화와 수선화는 2월 중순에 내렸던 제주도 폭설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어버렸다. 꽃을 보고 싶다면 한림공원 튤립축제가 시작되는 4월이 좋다.



▲아열대 식물원에도 볼거리가 많고 관리를 정말 잘 한다. 한림공원에는 새나 파충류가 많다. 춥거나 비가 오더라도 실내공간으로 꾸며진 곳 테마가 다양해서 어른도 아이도 즐거운 공간이다. 아래는 한림공원에서 보았던 일부. 




▲이렇게 잘 만들어진 산책로에 사람 하나가 없다. 독차지했다는 기쁨이 아닌 이걸 어쩌나... 그러했다.



▲한림공원의 공작새는 무법자다. 전에도 그러하더니 사람이 다니는 길을 휘젓고 다닌다. 동물원에서는 새장 안에 갇힌 새를 봐야하지만 한림공원은 방생이다. 행여 나를 콕 쪼을까 무섭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성인에게도 재미있는 일이다.



▲목련이 활짝인데 그 밑에서 봐주는 사람이 나밖에 없네



공작새, 깃을 펴도 누구의 환호성도 없고 



매화도



고결한 수선화도



동백꽃도 여전한데



선인장 가시마저 외로워 보이냐



■ 제주 한림공원의 4월



한림공원이 가장 예쁠 때는 봄빛이 완연한 4월이다. 4월의 한림공원은 휴애리보다 더 예쁘다. 위 사진은 작년 4월 5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고 벚꽃과 튤립축제가 동시에 진행되므로 절정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4월 제주도 여행이라면 제주 한림공원은 필수 코스다. 


4월에는 괜찮아지겠지.

4월의 봄은 모두에게 설렘이겠지.



▲4월 제주 한림공원의 벚꽃



▲4월 제주 한림공원의 튤립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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