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 제주 순례자의 교회
- 제주도
- 2020. 3. 26.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제주 순례자의 교회
4명의 확진자가 모두 완치되었다. 청정 제주의 기쁨을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5, 6, 7번 제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진 오늘, 제주도는 고사리 장마가 시작되었다. 비는 퍼붓지만 바람은 잔잔한 편이라 우리만의 보금자리는 아늑하다. 오늘부터 화요일까지 비는 계속될 모양이다. 빗소리가 좋다.
언제쯤 코로나 19가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좋아지는 날에 제주도 여행을 온다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는 제주 순례자의 교회를 찾아보자. 올레길 13코스 구간에 있으며 주변으로는 성김대건신부 표착 기념관, 차귀도, 수월봉, 수월봉 지질트레일 코스, 당산봉 등이 있다.
여행자들을 위해 언제나 문은 열려 있으며 내부에서 기도를 드릴 수 있다. 교회 맞은편으로 주차할만한 공간이 있고 교회가 작은만큼 주차공간도 3 ~ 5대 정도할 수 있는 크기다. 화장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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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예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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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축복으로 환영합니다.
▲진짜 좁은 문이다. 성인이 들어갈 때에는 상체를 굽혀야 출입할 수 있다. 교회가 작으니 문도 작은 것이겠지만 신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이 그러하다. 캄보디아 여행을 갔을 때 사원을 오르는 계단은 거의 기어서 올라가야할 정도로 경사가 심했다. 거만하고 오만한 태도와 마음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사원, 제주 순례자의 교회로 들어가는 문도 그렇다. 나를 낮추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 제주 순례자의 교회
제주에서 가장 작은 교회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 한경면 용수리에 있는 제주 순례자의 교회다. 성김대건신부 제주 표착 기념관도 용수리에 있으니 이 일대는 제주 순례자의 길, 올레길 순례자의 길이다.
'참된 교회는 성전규모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교회의 내용에 있다'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기도처다. 건물에 새겨진 '길 위에서 묻다'라는 문구는 올레길을 걷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것만 같다. 사람이 많이 지나지 않는 벌판 위에 지어진 정말 작은 교회로 좁은 문의 의미도 되새겨본다.
작아서 더 신선하고 신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제주 순례자의 교회는 2011년 3월 15일에 완공되었다. 넓이는 고작 8㎡에 불과하지만 종교를 떠나 올레길을 걷는 이들에게 영혼의 위로와 휴식처가 되고자 건립되었다.
목사님은 '교회다운 교회'에 대한 고민을 하셨고 농부가 기증한 자투리 땅에 작은 교회를 짓기로 하셨다. 사람들이 헌금을 했고, 신도들의 자원봉사가 힘을 보태 지금의 교회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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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순례자의 교회
얼마나 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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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다녀왔더니 꼭 고사리, 봄나물 캐다가 온 아낙네처럼 나왔다. SNS에는 예쁜 원피스 입고 찍은 이국적인 사진이 많으니 갈 사람은 그런 사진 보고 가도 좋을 것 같다.
▲딱 성인 한 명이 설 수 있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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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순례자의 교회
예배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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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도,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경건한 분위기. 주변에 건물도 없고 조용한 곳이라 예배당은 더욱 고요했다.
▲ 4 ~ 5명 정도의 성인이 앉아서 기도할 수 있는 크기의 예배당이었다. 성경책도 있고 내부와 외부 모두에 십자가가 보인다. 찬송가를 고요하게 틀어놔서 작은 공간임에도 차분한 마음과 경건함을 느낄 수 있다. 제주 순례자의 교회 모습을 본뜬 굿즈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굉장히 예뻤다. 무인 판매이기 때문에 양심껏,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제주도 숨은 명소이면서 사진찍기에도 좋고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혼자 들어가 조용히 기도하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올레길을 걷느라 고단했다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길 위에서 물어보자, 나에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거다.
고작 네 명이 들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사람들은 크고 웅장한 것을 좋아하지만 하나님은 작은 것, 작은 예배당을 통해서도 많은 역사를 일으킨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곳.
집 나가면 몸이 고생하고 집을 나가지 않으면 마음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하는 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욕심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제주 순례자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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