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박이 맛집 11000원 삼겹살 정식 남원읍 도우미식당
- 제주도
- 2020. 5. 20.
토박이와 다녀온 제주 남원읍 맛집
요즘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는 XX감귤농장 아저씨. 상담도 해주시고 밥도 사주셔서 멘토 같은 존재가 될 예정(?) 제주 토박이인 감귤 농장 아저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현지인 맛집도 아닌! 제주 토박이 맛집을 함께 다니자고 하셨다. 만날 때마다 고민을 들어주고 제주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재밌게 알려주신다.
40대 중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50대 초반이라 하셨으니 50년 제주 토박이가 알려주는 제주도 진짜 숨은 맛집들. 첫번째로 제주 남원읍에 있는 11000원 삼겹살 정식 도우미 식당에 다녀왔다.
▲주말 오후 전화가 왔다. 마침 한라봉도 구매할 겸 2박스 달라고 했더니 다 팔렸다고 그런다. 귤도 그렇고 한라봉도 그렇고 농사를 잘 지어서 아주 그냥 불티나게 팔린다. 부모님 댁에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아쉽다했더니 하귤을 따러 집으로 오라고 그런다. 마당에 하귤이 주렁주렁 열렸다며 마음껏 따가라고 그런다.
▲대정읍 맛집이었던 강셰프의 키친에서는 하귤로 만든 아주 맛있는 감귤 주스가 후식으로 나온다. 그동안 하귤은 관상용인줄로만 알았는데 청이나 주스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음을 식당에서 처음 알았다. 딱, 거기까지만 알고 있었으나 하귤도 한라봉처럼 생과를 먹는다고 그런다.
▲요렇게 생겼다. 그냥 보면 진짜 한라봉인줄. 먹으니 자몽 맛이 난다. 내 입맛에는 안 맞는다. 포대를 2개나 준비해 두셨고 따가서 하귤청을 담그라는데, 내 그리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 생과로 먹을 몇 개만 따가지고 왔다. 아저씨 마당은 참으로 제주스럽고 풍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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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토박이 맛집
도우미 식당
삼겹살 정식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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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농업기술센터 골목에 위치한 도우미 식당은 제주 현지인들, 도민들만 다녀간다는 제주 남원읍 맛집이다. 식당에 주차장은 따로 없어서 이렇게 길가에 주차를 한다. 저기 보이는 차들이 다~~~~ 제주 토박이들이 도우미 식당에서 식사하기 위해 주차한 거다. 주변에서 농사짓는 분들도 식사 때가 되면 밥을 먹으러 오는 집이고 감귤 농장 아저씨도 여기 단골이다. 가게가 생긴지는 20년이 조금 안 됐다고 그런다.
▲비 오는 날이라 뷰가 별로였지만 식당 마당에는 텃밭 작물도 있고 수국이나 장미 등의 꽃들도 있다. 본관에는 손님이 이미 가득 차서 우리는 원두막 같은 별관에서 식사를 했다. 손님이 많음을 표시했는데 오른쪽 동그라미를 보니 무슨 심령사진 같다.
▲메뉴는 딱 하나다. 생오겹살 정식 11000원. 원래 1만원이었는데 얼마 전에 가격이 오른 거라고 알려주셨다.
▲내가 앉아있는 곳은 원두막 같았던 별관. 비오는 날이었고 빗소리를 들으며 삼겹살을 먹을 수 있어서 본관에서 먹는 것보다 더 좋았다. 꼭 캠핑온 것 같은 느낌! 창 너머로 보이는 곳이 본관으로 손님이 가득찼다. 비오는 날이라 손님이 적은 거였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오전 11시 30분에 와도 대기줄이 있다고 그런다.
▲도우미 식당 단골인 아저씨는 텃밭에서 산초?라는 것을 따가지고 오셨다. 이건 고수 냄새보다 지독했다. 내 입맛에는 안 맞다. 고수보다 더 먹기 힘든 것이 산초라는데 저렇게 향이 강한 걸 아저씨는 쌈으로 먹는다. 나는 여리여리하게 상추쌈이나 먹겠다.
▲연탄불에 구워먹는 삼겹살
▲3인분 고기 / 아래는 기본 상차림
▲여기까지가 제주 남원읍 맛집 도우미 식당 11000원 삼겹살 정식의 상차림이다. 밥과 배추된장국이 포함된 가격이다. 고기는 1인분에 150g이라고 들은 것 같다.
▲삼겹살도 맛있었지만 대박이었던 것은 밥과 함께 나오는 배추된장국이었다.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을 원래 좋아하는 편이었으니 이건 정말 내 취향이었다. 국물이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된장과 멸치육수와 또 이곳만의 비법으로 끓여내는 거라고 하셨다.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한그릇을 비웠고 한그릇을 더 먹었다. 추가할 때 돈 안 받고 무료다. 간혹 저녁에는 배추된장국이 떨어질 수 있어 추가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그런다.
같은 바람, 같은 물.
그러니 제주산 돼지고기는 어쩌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
100곳이 넘는 제주 삼겹살 맛집을 다녔어도 기억에 남는 곳은 5곳, 그 중에서도 강렬했던 곳은 딱 2곳. 그곳들은 진짜 고기가 맛있어서.
제주 남원읍 맛집으로, 또한 제주 토박이 추천 맛집이었던 도우미 식당.
연탄불에 구워먹는 집도 이미 있고, 파채와 콩나물, 김치를 구워먹는 곳도 이미 흔하다. 특이하다면 방금 만들어서 내놓은 어묵을 함께 구워먹는다는 것. 국과 밥이 포함된 가격이 110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것. 그와중에 배추된장국은 어마어마하게 맛있다는 것.
삼겹살이 맛있었던 건 감귤농장 아저씨의 역할이 컸다. 삼겹살은 자기가 구워야 한다며 손도 못대게 했다. 혹시 내 소중한 삼겹살이 탈까봐 뒤집으려 했다가 혼났다. 육즙이 송글송글 맺히기 전까지 절대 뒤집으면 안 된다고, 또 너무 익히면 육즙도 없고 식감도 질기다고.
밥도 사주시고 고기도 다 구워주셨다. (식당에서는 구워주지 않음)
▲산초를 이렇게 쌈에 넣어서 먹는다. 고수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도전해볼만한?
▲배추된장국은 심각하게 맛있어서 두 그릇을 다 비웠다.
▲직접 담근 김치라 그런가 구웠더니 진짜 맛있다.
▲아저씨가 고기를 너무 잘 구워서요 / 3인분 추가하고 싶었지만 1인분만 추가
▲소금을 촵촵!
식사를 마치고 본관으로 와보니 꽉 찼던 곳은 빈그릇들만 남은 상태. 연예인도 다녀갔고 낡은 냉장고 문짝에 사인을 해놨다.
오래된 제주 남원읍 맛집이라서 외관이나 내부는 모두 투박하다. 가족들이 운영하는 도우미 식당은 모든 분이 친절하셨고 특히나 백발의 사장님은 늘 방긋방긋 표정이셨다.
제주 토박이 맛집 - 도우미 식당
1. 같이 간 아저씨가 고기를 넘 잘 구워주셔서 맛있었고
2. 친절하셔서 좋았고
3. 가격 저렴해서 만족
4. 배추된장국은 매일 먹었으면 좋겠고
5. 연탄불에 구워먹는 파채나 어묵, 김치 등이 다른 식당보다 맛이 좋았고
6.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원두막 같은 곳에서 비오는 날 삼겹살 먹는 것도 재밌었음
▲텃밭에는 각종 채소들이 잔뜩. 모두 여기에서 수확한 것을 사용하시는 듯
다음에 식사할 곳을 사전답사 가자며 식사 후 들렀다. 이곳도 아저씨 단골 식당으로 와서 밥은 안 먹고 국화차만 얻어먹고 왔다.
그나저나 아저씨가 진짜 애정하는 맛집이 있다고 하는데 거기는 못데려간다고 그런다. 여행자들이 몰려오면 아지트 같은 곳을 뺏기는 것 같고, 본인이 마음대로 가서 먹지 못하게 될까봐. 어떻게든 졸라서 가긴할테지만...
인심과 신뢰로 장사하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제주도 진짜 맛집. 감귤농장 아저씨 덕분에 앞으로 입이 더 즐거워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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