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
- 제주도
- 2020. 9. 15.
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
올해 가장 뜻깊은 추억으로 남게 될 '세계유산축전 제주'에서 보낸 시간들. 환상의 섬 제주도가 더 좋아졌고,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대해 더 알게 되어 알찼던 시간. 며칠 동안 30km도 넘게 걸으며 내 체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느낌.
세계유산축전 제주는 9월 4일 ~ 20일까지 진행되며 지금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지만 몇몇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통해 탐험대가 미리 선정되었으므로 참여할 수 없다. 앞으로 며칠 동안 세계유산축전에 참여했던 모습을 소개할 것이며, 혹시 내년에도 열린다면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고, 또 2021년에 참여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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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탐험대
기념품과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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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에 받은 것들.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탐험대 참가자증, 쿨멀티스카프, 에너지바와 생수, 특별탐험대 와펜
▲탐험을 마치고 받은 것들. 특별탐험대 인증서, 마스크 1장, 마스크 목걸이
■ 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
세계유산축전은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행사다. 문화재청과 여러 단체에서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행사인데 올해 코로나 19 때문에 홍보가 잘 안 된 것 같다. 올해는 '한국의 서원' '경상북도' '제주도' 세 곳에서 열렸고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고 그런다. 한국의 서원과 경상북도는 각각 7월과 8월에 종료되었으며 제주는 9월 현재 진행형이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내년 2021년에 열릴 세계유산축전 공모가 있었던 것 같고, 내년에는 어떤 지역에서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제주에서는 또 열렸으면 좋겠다. 그만큼 만족스러웠고, 참 좋은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유산축전 제주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며 그 중에 사전 예약을 통해 특별탐험대로 선정된 프로그램은 거문오름 용암길협곡이다. 경쟁률이 꽤 높았고, 성인의 경우 가족이더라도 개별신청을 해야했으며 때문에 누구는 선정되고 누구는 선정 안 되는 일도 있었다고 그런다.
사전 예약 후 심사를 거쳐 특별 탐험대가 선정되었으며 1인 1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거문오름 용암길협곡을 다녀올 수 있었다.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세계유산축전 제주도 취소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많았지만 제주는 프로그램 일부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는 카카오톡에서 #코로나19 QR 체크인, 체온측정, 손세정제, 온몸소독(?) 등의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했으며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때에도 버스에 탈 때마다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야 했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고, 덕분에 '세계유산축전 제주'에 참여하는 것이 코로나 19로부터 위험한 행동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년에는 제발, 코로나 19 걱정없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유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소중한 우리의 역사, 문화재, 자연에 대해 더 알아가고 감동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거문오름 용암길을 탐험하는 거다. 위험한 길이라 안전장비가 제공되었으며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장비를 착용할 수 있게 하나하나 챙겨주셨다.
특별 탐험대에 선정되었더라도 비가 오면 행사는 취소되며 그 기회도 증발된다. 태풍 하이선 때문에 9월 6일, 7일에 선정된 사람들은 손꼽아 기다렸던 특별탐험대의 기회를 잃었다. 우리가 출발할 때는 비가 아주 조금 내려서 출발 가능했지만 이후 비가 엄청 내렸다. 만약 우리의 출발시간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우리 역시도 특별 탐험대의 기회를 잃을 뻔 했다.
탐험대는 소수로 뽑았으나 태풍 때문에, 비 때문에 취소된 경우가 많아 이번 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에 참여한 사람은 손에 뽑을 정도라고 그러셨다. 아주 운이 좋았던 것이고, 정말 특별한 추억을 선물 받은 거였다.
길이 험하니 카메라를 들고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선택은 자유였으나 나는 해설사분의 말을 들었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고, 비가 오는 날이라 사진이 영 별로지만 그 험한 길을 나는 네발이 되어 기어다녔으니 카메라를 들고갔다면 그건 정말 끔찍했을 거다.
▲제공된 안전장비는 무릎보호대, 팔꿈치보호대, 손바닥보호대, 헬멧, 탐험가방 / 이미 비에 젖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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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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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퐁퐁, 숨골
▲제주 거문오름에 살고 있는 동식물에 대해 알려주셨고, 제주의 역사, 생성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쐐기풀이라고,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올라오므로 절대 만지지 말라고
▲산수국. 우리가 정녕 예쁘다고 찬양했던 것은 진짜 꽃이 아닌 꽃받침이란다. 산수국은 진짜 꽃보다 꽃받침이 크고 색이 화려하다.
▲포자 없이 앞 뒤 색깔이 같은 일색고사리 군락지 거문오름
▲고생대 암모나이트 같았던, 주먹만한 달팽이
▲특별 탐험대가 아니면 갈 수 없는 비밀스럽고 신비한 공간
▲정상적인 길이 아닌, 나무 뿌리와 돌덩이로 가득한 공간을 네발로 기어야 했다. 어린이와 동반은 불가능하며 또 신체가 건강하고, 어느정도의 체력도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용암길 협곡 특별 탐험대였다.
우리 최후의 생존자 같지 않아?
좀비세상이 되었거나, 정체모를 전염병이 돌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디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냐며. 세계유산축전 제주에서만 가능했던 설레고 흥분되었던 탐험. 더군다나 비까지 내려 그 분위기는 더 치열하게 느껴졌거든. 해설사님도 비가 내려 탐험이 더 탐험스럽다며 우리의 특별한 날을 축하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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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용암길 협곡
더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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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님이 앞장서서 길을 밝혀주셨고, 안전요원도 함께 했다. 안전요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를 앞지르지 않고 뒤에서 지켜주셨다. 그리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길은 험했고, 네발이 되어 기어다니거나 내 키보다 높고 커다란 바위를 넘어야했다. 속옷까지 비에 젖고, 흙범벅이 되었지만 좋았다.
▲이 나무는 죽을 거라 했다. 감아오른 덩굴이 더 굵어지면서 나무 깊숙하게 파고 들 거다. 덩굴을 제거하여 나무를 살려야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이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라 했다. 나무가 쓰러지면 덩굴도 함께 죽는 참 이상한 관계. 그 위에 또 새로운 생명이 자랄테니까.
거문오름을 찾는 탐방객들이 자주 물어보는 이 식물은 양하라는 거다. 아시아 열대지방이 원산지이며 맛이 생강과 비슷하다나? 이 식물은 독특하게 줄기에서 꽃이 피지 않고 땅에서 꽃봉오리가 솟는다. 활짝 벌어지기 전에 채취하여 다양하게 요리를 해 먹는다고 그런다.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와 이상순이 아이유에게 양하를 메뉴로 내놓은 적도 있다고.
선지 같았던 화산송이는 현무암이 열을 한 번 더 받아 만들어진 거라고 알려주셨다. 그러니까 현무암보다 더 인내의 시간을 거친 것이 화산송이.
먹으면 사람이 시도때도 없이 웃는다고, 버섯에 독이 있어 이걸 먹으면 발작적으로 미친듯 웃게 된다하여 이름이 '광대버섯'. 그 밑에서 비를 피하던 거문오름의 주인, 거대한 달팽이.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 소요시간은 2시간 이내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비가 내려 시간을 조금 단축했고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나오는 길에 다리가 아주 풀려버렸다.
비오는 날 거문오름을 걸을 수 있다니.
비를 그냥 맞기로 했다.
세계유산축전이 내년에도 제주에서 열린다면 그때에도 참여할 거다. 해설사님도 제주 여행에서 바다만 보는 것보다 이런 기억이 두고두고 오래 남을 거라고 하셨다. 내 생각도 같다.
세계유산축전 제주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올해 참여하기는 힘들겠지만, 내년에 어느 지역에서 열리든, 코로나 19 걱정없이, 마스크도 없이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진짜 축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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