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내내 감동, 세계유산축전 제주 불의 숨길 3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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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축전 제주 불의 숨길 3구간

돌과 새 생명 길


'세계유산축전 - 제주'는 곧 끝난다. 더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딱, 즐길 수 있을만큼만. 내년에도 제주에서 열린다면 그때는 올해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건 2020 세계유산축전 제주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불의 숨길 3구간은 친구가 가장 좋았다고 말한 코스다. 평탄한 길을 걷는 구간이었고, 만장굴 ~ 월정리까지 걷는 동안 탁트인 풍경이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줬다.










■ 세계유산축전 제주 불의 숨길 3구간


3구간 돌과 새 생명길은 만장굴에서 시작하여 월정리 해안까지다.


구간거리 : 약 6.5km

소요시간 : 2시간 30분 ~ 3시간

난이도 : ★★★☆☆


모든 프로그램이 그랬듯 만장굴 입구에서도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후 3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




내가 '불의 숨길 - 만년의 시간을 걷다' 이 모든 구간을 걸었다니. 기특하고 또 기특하다.







불의 숨길 3구간 직접 걸어보니


기타 이동거리 포함하여 총 7.73km

소요시간은 오후 1시 53분 출발, 오후 4시 15분 도착으로 2시간 30분 이내였다. 걸음이 느린 편이고 사진도 찍고 그랬으니 더 소요된 것이고, 일반적인 걸음이라면 2시간 정도면 될 것 같다.


불의 숨길 전 구간을 걸으며 거리와 소요시간 등을 체크했었고 칼로리 소모가 상당했는데 살은 하나도 안 빠졌다.




▲3구간 종점에서 받은 선물 / 마스크 2개, 3구간 완주 기념 와펜






▲사전 예약 후 종점에서 받은 도시락 / 제주 밭담테마공원 정자에 앉아 먹었더니, 풍경 좋고, 걷고 난 후 먹어서 꿀맛!



전에 다녀왔던 구간은 아래 3곳


세계유산축전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협곡 특별 탐험대

제주 거문오름 불의 숨길 1구간 용암길 웃산전굴

불의 숨길-만년의 시간을 걷다 2구간 동굴길



이제 마지막으로 불의 숨길 3구간을 걷는다.




▲3구간 시작점






■ 불의 숨길 3구간 돌과 새 생명 길


용암과 바다, 인간이 함께 일궈낸 터전을 걷다


만장굴에서 시작하는 이 구간은 불의 숨길 전체 구간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낮다. 평탄한 길이 있어 가족 모두가 걷기 좋은 길이었고, 빌레왓이나 곶자왈 등을 걷지 않아도 되니 발에 힘이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


평탄한 숲길이 이어졌고, 곳곳에 숨골이 있어 공기도 시원했다. 지나는 동안 뱀굴로 불리는 김녕굴을 지난다. 갑작스레 풍경이 바뀌며 그때는 모래 땅을 만난다. 월정리 해안이 보여 걷는 동안 풍경도 아름답다. 





▲숲길을 지날 때는 밤송이가 우수수 떨어져 있는 곳도 만나게 된다. 제주도에는 다람쥐가 없다 하였으니, 또 미리 지나간 사람들도 밤을 몇 개씩 까먹고 간 흔적이 보인다. 우리도 밤 한 송이를 까서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먹었다. 





▲높은음자리표로 이동 거리 확인 / 진짜 조금 이동했구나 / 갈 길이 멀었다.




▲만장굴을 발견한 부종휴 선생님. 만장굴은 김녕초등학교 교사였던 부종휴 선생님과 그 제자들이 1946년에 처음 발견하였고 그들이 꼬마탐험대였다.





▲평탄한 길을 걸으니 복잡한 마음 정리가 된다. 왜 사람들이 머리가 복잡할 때 무작정 걷는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불의 숨길 1구간이나 2구간은 힘들고 긴 거리라서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했는데 3구간은 평탄한 길이라 걷는 동안 머릿속 정리가 되었다.




김녕굴

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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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분이 계셨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녕굴은 사굴 또는 김녕사굴로 불려왔었으며 나도 김녕사굴로 알고 있었다. 김녕사굴의 '사'는 뱀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뱀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굴이라고. 


김녕굴에 살았던 엄청 큰 구렁이는 바람과 비를 자유자재로 불러일으켰고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람들은 해마다 열다섯 살 된 처녀를 제물로 바치며 제사를 지냈다고 그런다. 



1513년 무과에 장원급제한 서련이 19세 나이에 제주판관으로 왔다. 구렁이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며 제사를 지낼 때 서련이 구렁이를 죽이고 처녀를 구해냈다. 하지만 구렁이를 퇴치한 서련 판관은 1515년 4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구렁이를 죽이고 올 때 붉은 기운이 서련 판관의 등 뒤를 비췄고 그 뒤로 병이 들었다고 한다.


진짜에요?


해설사님게 물어보았더니


실제로 서련판관 사적비가 바로 옆에 있으며, 그의 유해는 제주 도민의 호송을 받아 그의 고향인 충청남도 홍성군에 안장되어 있다고. 근데 이거 어렸을 때 동화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게 진짜였다니!


김녕굴은 안전정비를 마친 후 2년 후? 그때부터 개방될 거라고 하셨다.





▲제주도 최대의 모래언덕 / 김녕해안사구 / 오직 북서계절풍으로 만들어진 풍경





날씨와 풍경이 다했던

불의 숨길 3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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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길을 따라, 바다와 하늘을 보며, 초록과 파랑에 취해 마음껏 걸을 수 있었다. 구간마다 조형물을 설치해놓아 포토존도 곳곳에 있다. 





용천동굴

재미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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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


2005년 전신주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용천동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3.4km에 이른다. 전신주 공사를 하는데 전봇대가 끝도 없이 내려가네? 그래서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전신주 윗부분만 남았다. 당시의 공사 모습을 그대로 남겨놓았다고 그런다. 


더 놀라운 것은 동굴의 끝부분에 무려 800m에 이르는 호수가 있다고 그런다. 세상에!! 그 호수 안에는 다채로운 생물이 살고 있고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그 호수에서 사는 동물들은 눈이 없다고 그런다.


개방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람이 들어가려면 보행로와 조명이 있어야는데 그러한 공사를 시작하는 순간 호수에 사는 생명들이 모두 죽어버릴 수 있어서다. 그들에게 빛은 없었으니. 



더 재미있는 건 용천동굴에서 통일 신라시대 토기와 전복껍질, 동물뼈, 돌탑 등의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거다. 철기와 목탄 등 외부유입물질이 상당히 많은데 신라시대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것으로 추청된다고 그랬다.


과거에, 1000년도 전에, 사람들이 드나들던 입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며 만약 그 입구가 발견된다면 호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용천동굴이 개방될 수 있다하였으나 시간이 워낙 오래 지나 무너졌거나, 모래로 막혔거나 그럴 거라고 하셨다.


인터넷을 찾아오면 용천동굴 사진을 볼 수 있으며 용암폭포와 아치형 천정, 그 끝에는 맑고 잔잔한 천년의 호수가 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용천동굴을 지나니 어느새 불의 숨길 3구간도 종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걷는 것이 힐링이었던

돌과 새 생명 길

밭담과 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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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과 밭 사이에 쌓아올린 돌담이 밭담이다. 월정리 일대는 이런 밭담의 형태와 구조가 잘 보존되고 있는 동네다. 이 밭담은 고려시대인 1234년부터 쌓았다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그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때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밭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돌을 처리하는 방법이었고, 세찬 바람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 동물들이 농경지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수단이기도 했다. 검은 현무암으로 꾸불꾸불 둘러진 제주 밭담은 지구 반바퀴 둘레라고 한다.




세계유산축전 제주 불의 숨길 3구간 돌과 새 생명의 길




월정리에 가까워지자

더 빛났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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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길에, 곳곳 조형물과 포토존으로 걷는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해 준 불의 숨길 3구간. 세계유산축전 제주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땀을 흘리셨을지 그려진다. 축전이 끝나면 사라질 풍경이 아쉽지만, 이쪽 구간은 올레길과 겹치는 구간이 있어 언제라도 걸을 수 있다.




▲월정리 해안은 언제봐도 참 평화스럽다.






만장굴에서 제주 밭담테마공원이 있는 월정리 해안까지, 2시간 30분을 걸어 불의 숨길 3구간이 끝났다. 이후 도시락을 먹고,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출발점이었던 만장굴로 돌아온다.


세계유산축전 제주에 참여했던 날들은 크리스마스 같았다. 끝날 때마다, 종점에서 선물을 자꾸 주잖아? 그것도 무료 참여였고, 셔틀버스까지 무료로 운영해주었는데 말야. 불의 숨길 전구간을 걸었다는 것도 뿌듯했고, 제주의 신비로움을 보았고, 날마다 선물도 받고.(마스크 총 4개, 와펜 총 4개, 마스크 목걸이 1개, 멀티스카프, 탐험대 인증서)


특히 3구간이 마무리되는 구간에서는 월정리 행사요원들이 앞에까지 나와 '수고하셨어요' '다리 아프시죠'라며 맞이해주셨는데 나는 내가 정말 42.195km를 뛴 선수 같았다.


내년에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걸을 수 있었으면. 만 년의 비밀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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