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도 초특급 흥분하는 (찐)제주 오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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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가 알려주는 오분자기와 전복차이

제주 성산 오분자기

 

우리들의 블루스가 한창 인기일 때 바다 건너 친구들의 질문은 진짜 한지민처럼 예쁜 해녀가 있냐는 거였다. 그렇게 얼굴이 예쁜 해녀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마음이 예쁜 해녀는 많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우리는 성산에서 있었던 일을 '한지민은 없지만 성산 블루스'라고 이름 지어줬다.

 

 

 

 

 

 

제주 오션파크는 성산읍 시흥리 어촌계 해녀분들이 물질을 끝내고 뭍으로 돌아오는 곳이라 해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산책 삼아 걷고 있으면 이런 싱싱한 성게는 공짜(?)로 얻어먹는 달달한 경험도 가능하다. 

 

 

목적은 제주 오분자기였다. 오분자기는 제주 특산물로 과거에는 제주도 전역에서 많이 잡혔지만 현재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사이에서 주로 잡힌다고 그런다. 제주 서쪽은 양식장이 많아 오염이 심해졌고, 동쪽은 그나마 양식장이 적어 이 일대에서 해녀들의 물질로 제주 오분자기를 볼 수 있다고. 아, 물론 제주도 다른 지역에서도 나오지만 그 양이 아주아주 적다고 그런다.

 

 

물질 경력이 40년도 넘었는데 막둥이라며, 상군 해녀는 엄두도 못낸다고 그러신다. 오늘은 귀가 아파서 일찍 나오셨다며 성게를 조금밖에 못잡았다고.

 

성게

 

조금 밖에 못잡았다 하셔놓고

 

 

방금 잡아와서 정말 싱싱하니

 

하나 먹어보라고

 

 

 

하나 먹어보라 하셔놓고 다섯 개나 까주셨다.

 

앗, 따가워

 

 

 

 

코로나 후유증으로 상실한 미각이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어 성게의 달달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으니,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을까. 50년 제주 토박이도, 물에서 건져올린 건 비린내 난다며 쳐다보지 않던 일행도 이런 맛은 처음이라며 어깨춤을 추고 있었다. 나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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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는 시간을 두고 돌아온다.

중군 해녀가 뭍으로 다가온다.

 

 

 

 

 

30분을 더 기다리면

가장 멀리, 가장 깊이, 가장 오래

물질을 하던 상군 해녀가 돌아온다.

 

 

상군 해녀가 돌아올 때는 방파제 앞에 서 있던 기계도 작동된다.

 

그 양이 많아 사람 손으로 옮기기에는 벅차서다.

 

이렇게 옮긴다.

 

 

 

 

 

상군해녀가 돌아오면 어촌계는 매우 분주하다.

 

 

 

저 안에 제주 오분자기가 있다. 어촌계로 돌아가 짐을 정리하실 동안 성산 앞바다에서 잡아온 성게를 맛보기로 했다. 

 

 

 

시흥리 어촌계가 있는 제주 오션파크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이 일대에서 뷰가 가장 좋다. 현재는 카페와 '바다속으로'라는 잠수함이 있고 카페를 이용할 경우 '바다속으로' 잠수함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하지는 않으니 문의 후 방문하는 것이 좋겠고, 뷰가 환상적이라 제주 성산 숙소에 묵는다면 아침이나 저녁 산책 코스로 추천! 또 해녀분들을 쉽게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어볼 수 있으니 특별한 경험이겠다. 어쩌면 나처럼 갓 잡아온 (공짜)성게를 먹어볼 수도 있겠고.

 

 

근처 편의점에서 햇반과 라면, 김치, 참기름, 김가루를 사와

 

쓱싹 비벼주고

 

 

라면에도 푸짐하게 넣어주니

 

 

 

그 비싼 성게알을 아낌없이 넣고

이 황홀한 풍경 앞에 앉아

습기 가득 꿉꿉한 바람 맞으며 먹으니

특급 호텔 특식이 부럽지(?) 않네.

 

 

50년 제주 토박이도 어깨춤을 추는 제주 오분자기


상군 해녀들이 하루 물질해서 가져온 찐 제주 오분자기. 이게 전부다. 그만큼 귀하고 양이 적다. 양식이 아닌 자연산은 껍데기가 붉거나 갈색이다.

 

귀하디 귀한 제주 오분자기!

 

우리 아저씨도 제주 오분자기를 30년 만에 먹는다며 초특급 흥분하셨다. 어렸을 때는 이만큼 오염되지 않았으니 흔하게 먹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성산 앞바다 일대에서 볼 수 있으니,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게 제주 오분자기라 하셨다.

 

 

제주 오분자기 뚝배기가 엄청 많던데요?

식당에 말이에요.

그건 뭔가요?

오분자기는 전복새끼 아닌가요?

 

-응, 다 아니야!

 

 

찐 제주 오분자기

 

 

오분자기 껍데기로 제주 오분자기를!

 

 

 

오분자기와 양식전복 차이는 껍데기의 색깔차이에 있다. 껍데기의 모양 차이도 있지만 가장 쉬운 건 색깔 차이다. 어쩐지 전복 껍데기는 늘 비취색? 초록색?에 가깝더니 그건 다 양식이었던 거다. 귀한 제주 오분자기는 뚝배기나 죽으로 먹기 아깝다며 그냥 날 것(!!)으로 먹는 게 최고라 하신다.

 

전복은 양식이라 내장을 먹지 않지만 제주 오분자기는 자연산이기에 내장도 먹는 게 좋다하여 저 상태로 먹었더니 전복과는 식감부터가 다르다. 질긴 식감이 적었고 바다의 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 이것이 제주 오분자기구나. 제주 토박이도 초특급 흥분하는 오분자기, 나는 이제야 처음으로 먹었네.

 

찐 제주 오분자기를 만나고 싶다면 성산으로 가자. 제주 성산 오분자기는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제주 오분자기 뚝배기를 먹는다면 껍데기를 볼 것, 그것이 초록색인지 갈색인지. 오분자기는 전복새끼가 아니다. 

 

 

 

 

제주 토박이가 알려주는

오분자기와 전복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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