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왕과의 산책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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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10월까지 전주 가볼만한곳 베스트 10을 선정한다면 상위권에 소개하고 싶은 곳이 '왕과의 산책 2019'입니다. 전주에 살면서도 몰랐다가 전북권 지역 뉴스에 소개된 것을 보고 '세상에나 전주에 이런 행사가 있었어?' 설렘을 가득 안고 바로 예매를 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왕과의 산책 2019는 5월 4일 ~ 10월 26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토요일 밤 8시, 딱 100명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경기전은 밤에 개방이 되지 않는 곳이지만 왕과의 산책은 조선시대 왕들을 만나며 밤에 경기전을 거닐 수 있는 굉장히 낭만적인 전주 여행코스가 될 것입니다. 100명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현장 예매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예매를 했다가 취소한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 운이 좋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죠.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왕과의 산책 2019가 막을 올린 5월 4일,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답니다.




전주 왕과의 산책 옥션 예매하러 가기


원래 요금은 1인 10000원인데 옥션에서 예매하면 수수료 500원이 추가되어 1인 10500원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장에서 티켓을 구하는 것은 취소 티켓이 생기기 전에는 불가능하므로 500원의 수수료를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예매하는 것이 옳습니다. 실제로 5월 4일, 한옥마을 여행을 온 사람들도 참여하고자 줄을 서 있었지만 취소자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30분 ~ 1시간 정도를 대기하다가 결국 돌아가고 말았으며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예매는 위 링크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옥션에서 예매를 하면 문자가 오고, 그 문자를 보여주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물건을 나누어줍니다. 그 옆으로는 혹시 취소가 생겨 자리가 생길까봐 대기하고 있던 분들이었어요. 특별한 전주 여행을 원한다면 꼭 예매를 하고 오셔야 합니다. 5월 4일이 2019년의 처음이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날도 만석이었습니다.

▲멀리에서도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

▲참여자는 목에 걸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4조가 되었어요. 참여 인원은 총 100명으로 25명씩 나누어 1조 ~ 4조까지 순서대로 경기전으로 입장하게 됩니다.

▲1조가 출발하고 2조가 출발하고, 마지막 4조인 저는 순서를 기다립니다.

▲4조 출발합니다!

▲경기전으로 들어가기 전 등을 하나씩 만들어요. 직접 만드는 것이라서 아이들도 무척 좋아합니다. 가족 여행코스로 정말 딱 좋을 것 같아요. 경주 천년 야행 등불보다 더 예쁘더라구요. 단아하고 깨끗한 느낌이랄까. 평소에 생활한복을 좋아하는 저는 왕을 알현하기 위해 한복을 입고 갔답니다. 여행오셨던 다른 분들도 한복 입고 입장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 세종대왕

음, 생각했던 세종대왕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지만 어쨌거나 첫번째 만난 왕은 세종대왕이었습니다. 아직 경기전으로 들어가기 전이었어요. 경기전 앞에 있는 하마비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신분을 떠나 하마비가 있는 곳에서는 말에서 내려야 했어요. 말에서 내려 경의를 표해야했는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져 있는 곳이기에 아무나 출입하지 말라는 뜻도 있었다고 합니다. 개그맨처럼 말도 재미있게 해주셔서 듣는 동안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빵 터졌어요. 이 앞을 지나던 분들도 멈춰서 구경을 하며 왕과의 산책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셨답니다.

▲세종대왕을 만나고 경기전으로 들어갑니다. 어렸을 때는 경기전 입장료도 없었고 언제든 와서 구경을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이렇게 특별한 행사가 있어야만 밤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덕분에 뭔가 더 신비하고 엄숙한 느낌이 들었어요.


■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말로 사람들을 맞이한 이분은 세조입니다. 왕과의 산책은 경기전을 돌며 조선시대 6명의 왕을 만나는 것입니다. 세조라면 세조에 대한 설명, 그 시대 조선시대 이야기도 해주시고 자신이 있는 곳에서 보이는 경기전 건물에 대한 설명도 해줍니다. 당연히 단종의 이야기도, 사육신의 이야기도 해줍니다.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셔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어요.

▲그동안 많이도 왔던 경기전인데 밤에 보니까 감동이었어요.

▲멀리서 보아도 약간 호들갑스러운 분이 서 계셨습니다. 누구일까, 어떤 왕일까?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 태종 이방원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고 있는 경기전은 태종 10년 1410년에 창건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진 앞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경기전을 창건한 태종이었어요. 전주가 왕실의 고향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어진을 이곳에 봉안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과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다른 지역의 태조 어진은 불탔지만 어진을 지켜낸 곳이 바로 전주라고 합니다. 전주만 어진을 지켜냈고 덕분에 태조의 모습을 우리가 볼 수 있어요. 


당시 전주 선비들은 태조 어진을 지키기 위해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도 전 재산을 털어 지켜냈습니다. 강화도로 옮긴 적도 있고 정읍의 내장산 동굴에도 숨겼다고 해요. 또 조선시대 남성의 평균 신장이 160cm가 되지 않았지만 이성계는 180cm가 넘는 무신으로서의 늠름함이 있었다고 합니다. 

▲태조 어진

▲등불을 들고 가면서도 경기전 구석구석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 나 이병헌이야!

재치있는 말투로 사람들을 맞이하신 이분은 광해군입니다. 그렇죠,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이 광해군이었으니까, 암튼 스스로 이병헌이라고 하십니다. 광해군이 집권했을 당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왕과의 산책 참 신선한 프로그램 같아요.

▲한자로 써 있는 것은 '실록각'입니다. 전주 사고로 책을 보관하던 곳이었어요. 처음으로 책을 보관하기 시작한 것은 1445년인 세종대왕 때부터라고 하며 실록각이 완전하게 지어졌을 때 각 지역에 있던 실록을 모두 이곳으로 옮겨서 보관하였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탈 위기에 처하자 안의와 손홍록이 내장산으로 숨겨 귀한 문화재를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후 복구되지 못해서 실록각으로의 역할은 계승되지 못했어요.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대나무 숲입니다. 밤에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에요. 각종 사극 촬영이 많이 이루어진 장소이고 광해 왕이 된 남자, 구르미 그린 달빛 등도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 조선의 르네상스

조선의 르테상스를 이끈 왕은 영조와 정조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왕은 정조입니다. 왕과의 산책 중 만난 조선의 왕 중에서 가장 잘 생기셨어요. 사람들도 잘 생겼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잠깐잠깐 쉬어가며 사진도 찍어요. 오직 왕과의 산책에서만 가능한 경기전의 밤입니다.

▲마지막 왕이 기다리고 있어요. 누구일까요?

■ 태조 이성계

처음 보았던 세종인가? 광해군인가? 헷갈릴 정도로 풍채가 비슷합니다. 같은 분이 1인 3역을 하나 했어요. 다른 분입니다. 조선을 만든 분, 태조 이성계. 그런데 이분 소리꾼이신가봐요. 아래 동영상 있어요.

밤에 듣는 우리 소리라니, 왕과의 산책 최고랍니다.


■ 어진 박물관

왕과의 산책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간 곳은 어진 박물관입니다. 여러 왕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밤에 경기전을 들어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특별한 경험이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왕과의 대화가 좀 더 길었으면 했어요. 한 명의 왕과 만나는 시간은 고작 5분 정도였어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해주고 역사 이야기도 더 자세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여행자들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짧게 진행하는 것 같았어요. 9시가 넘어가자 졸려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어진 박물관에 있는 태조 이성계 어진입니다. 진짜 아니고 가짜랍니다. 진짜는 너무 귀해서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대요. 어진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왕 초상화 전문 박물관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2년 전엔가? 이곳에서 어진 특별전이 있어서 조선시대 왕들의 어진을 모두 보았어요.

▲어진 박물관을 뒤로하고

▲슬슬 걸어나오면 경기전 건물과 함께 보이는 전동성당이 가슴 떨리게 아름답습니다.

▲기와 담도, 경기전도, 전동성당도. 밤이라 특별합니다.

▲전동성당 가까이 오면

▲따뜻한 차와 약과를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1만원에 왕과의 산책을 하면서 역사를 공부하고 거기에 간식까지 있다니, 가성비 최고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어요.

▲미니 약과가 4개 들어있었고 포장도 예쁘게 해놨어요. 맛도 좋았습니다. 한 번에 4개 다 먹었어요.

■ 전통예술 공연관람

왕과의 산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전통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왕과의 산책도 좋았지만 저는 전통 공연이 더 좋았어요. 특히 대금 소리가 그렇게 애틋하고 가슴 아픈지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가까이에서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니, 따뜻한 봄날이 더욱 향기로워집니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 누구라도 가슴 뭉클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뒤로 전동성당이 보이도록 위치도 잘 잡아놓았더라구요.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는 공연은 조선시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왕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단종의 사랑이야기도 해줬어요. 왕이기 전에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느꼈죠 그들도요.

■ 상사화

요즘 최고 인기였던 미스트롯에서 홍자가 부른 노래 상사화입니다. 드라마 역적 ost였다고 해요. 저는 여기에서 처음 들어보았고 노래가 좋아서 홍자가 부른 것도, ost도 들어보았으나 여기에서 들었던 노래가 최고였어요. 진행을 맡았던 분은 소리꾼이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찍었는데 용량제한으로 다 올라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반만 올렸어요. 꼭 들어보세요. 홀딱 반할 겁니다. 특히 대금 소리, 어쩌면 좋죠?

▲그 다음에는 사랑가로 분위기를 띄워주셨어요.

■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왕과의 산책 2019

총 소요시간은 100분 정도라고 하던데 끝난 시간을 보니 10시였어요. 마지막 공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연 때문에라도 다시 한 번 참여하고 싶은 야행입니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으나 개선해야할 점이 있다면 왕들이 역사 이야기를 조금 깊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왕이 아닌 신하들도 경기전을 돌면서 설명을 해주는데 스스로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종이를 보면서 읽어주는 점은 실망스러웠어요. 밤이라서 글씨가 잘 안 보이니까 더듬더듬할 때는 제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2019년의 첫회였으니 다음에는 괜찮아지겠죠? 아 그리고 산책이 모두 끝난 후에는 왕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답니다. 공연 보고 나오면 왕들이 다 집에 가고 없으니(?) 공연 보러 들어가기 전에 왕들과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전주 한옥마을 밤거리

▲경기전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전동성당. 한복입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죠.

마지막으로 풍남문까지 둘러보고 집으로 갑니다. 완산공원 겹벚꽃이 지고나서 마땅히 전주 가볼만한 곳이 없었는데 왕과의 산책 덕분에 5월의 첫 주말을 의미있게 보냈어요. 5월 전주 여행을 오신다면 전주 팔복동 철길에 이팝나무꽃이 활짝 피었으므로 여행코스로 함께 묶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기차가 다니지 않더라도 철길로 들어가는 것은 벌금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 근처에 있는 팔복 예술공장과 묶는다면 꽤 괜찮은 전주 여행코스를 완성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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